하프 신나는 새싹 66
레미 쿠르종 글.그림,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11.17.

그림책시렁 1095


《하프》

 레미 쿠르종

 권지현 옮김

 씨드북

 2017.11.7.



  아이는 꼭 뭘 이루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니, 아이한테 꼭 뭘 시켜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에 앞서 어른인 우리부터 뭔가 대단하다 싶은 일을 해내야 하지 않습니다. 떵떵거리며 살아야 하지 않고, 값진 옷이나 부릉이(자가용)를 거느려야 하지 않고, 서울 한복판에서 잿집(아파트)을 살 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마침종이(졸업장)는 우리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요. 마침종이를 우르르 내밀어야 잘나거나 훌륭하지 않습니다. 이름높은 일터를 다녔기에 우리가 이름높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입니다. 아이를 마주하는 어버이라면 그저 아이를 바라볼 노릇입니다. 스스로 나를 돌아보려는 사람이라면 오롯이 나 하나만 바라볼 일입니다. 《하프》는 옮김말이 꽤 아쉽지만, 가락틀(악기)하고 한몸이 되어 꿈누리로 날아가는 아이 손길이며 눈길이며 마음길을 부드러이 담아내어 들려줍니다. 잘 해야 하지 않고, 못 하는 일이나 놀이나 살림이란 없어요. 아직 모르거나 서툴기에 즐겁게 배워요. 아직 엉성하거나 넘어지니까 다시 일어서서 활짝 웃으면서 뛰어놉니다. 삶은 고스란히 삶입니다. ‘문화·문명’이나 ‘예술·문학’이란 울타리에 가두지 마요. 아이로서도 어른으로서도 우리는 저마다 사람답게 사랑하는 길을 가면 저마다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LaHarpe #RemiCourgeon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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