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9.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이상각 글, 유리창, 2013.9.25.
아침에 한자말 ‘문제·문제적’을 매듭짓는다. 숨을 돌린다. 낱말책에조차 없는 일본 한자말 ‘하원(下園)’을 언제까지 써야 할까 헤아려 본다. 우리 집 아이들은 배움터도 어린이집도 안 다녔으니 이런 말을 쓸 일조차 없었는데, ‘등원·하원’ 모두 그냥 일본말이다. 우리는 오른쪽으로 걸으면서 ‘오른걷기’나 ‘오른길’이라 말을 못 하고 ‘우측통행’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을 아직 쓴다. 밤별도 밝고 풀벌레노래가 그윽하다. 그러나 이 별빛하고 풀노래를 품는 이웃은 아직 적은 듯싶다.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을 읽었다. 책이름에 ‘주시경’은 넣되 주시경 이야기는 적다. 그래도 ‘제자들’ 이야기는 어느 만큼 적어낸 듯싶다. 군데군데 ‘틀린’ 대목이 있으나, 이쯤이면 잘 썼다고 본다. 누구나 틀릴 수 있으니, 틀리게 쓴 대목이 있어서 나쁘거나 잘못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나중에 바로잡을 줄 알면 되고, 새록새록 배워서 가다듬으면 넉넉하다. 아이가 우리말을 익히는 길도 매한가지이다. 아이들은 맞건 틀리건 즐겁게 쓴다. 둘레 어른이 상냥하게 짚어 주거나 슬며시 보여주면 아이들은 이내 깨닫고서 새로 꽃피운다. 옛어른이 스스로 이름을 ‘한힌샘’으로 바꾼 뜻을 읽는다면, 줄거리뿐 아니라 글결도 추스를 일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