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0.25.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
이승미 글, 월간 토마토, 2021.4.26.
바지런히 글쓰기를 하며 새벽을 맞는다. 시외버스를 타고서 군산으로 간다. ‘채만식 글꽃돌(문학비)’을 찾아가려는데 ‘도시가스 삽질’에 ‘김수미 길’ 알림판만 큼직하고 곳곳에 붙는다. 말랭이골 마을책집 〈봄날의 산책〉을 찾아간다. 볕이 아주 잘 든다. 이윽고 〈그림산책〉으로 찾아간다. 택시로 움직이는데 “거기에 책집 없을 텐데요?” 한다. 책집은 어떤 모습이어야 책집으로 알아볼까? 이 나라에 책집이 서서 누구나 드나든 지 기껏 100해조차 안 된다. 우리는 책집이란 어떤 곳인지 아직 모르는 셈 아닐까?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가꾸는 길을 잊기도 하고, 우리 스스로 차근차근 돌보는 살림을 잃으면서, “책이란 무엇이고, 책읽기란 무엇일까?” 같은 첫발짝부터 아직 못 디딘 셈이지 싶다. 해거름을 보며 책짐을 질끈 짊어지고서 천천히 저녁길을 걸어서 길손집에 깃든다. 겨울철새가 날아드는 노랫소리를 어둠빛 사이로 듣는다.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를 겨우 읽었다. ‘살섞는 줄거리’를 다룬 글꽃(문학)만 다루는 책을 읽어내기란 벅차다. 살림하는 하루, 사랑하는 하루, 아이랑 노래하는 하루, 어른으로서 삶을 짓는 하루, 자전거를 타고 두 다리로 거니는 하루, 숲을 품는 하루를 다룬 책은 다들 멀리하는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