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숲노래 우리말 2022.11.13.
오늘말. 알아차리다
하루에 한 가지씩 알아갈 수 있으면 훌륭합니다. 한꺼번에 열 가지나 쉰 가지씩 알지 않아도 됩니다. 날마다 하나씩 알아보면서 맞아들이면 언제나 한 걸음씩 피어납니다. 조금 벅차다면 이틀에 한 가지씩 알아차릴 만해요. 사나흘에 한 가지씩 헤아리면서 배울 적에도 스스로 말빛을 가꾸고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너무 빠듯하면 이레에 한 가지씩 짤막하게 듣고서 배울 만해요. 그러나 한 달에 한 가지조차 안 배운다면 참말로 뒷걸음입니다. 아니 스스로 수렁에 잠기지요. 책을 한 해에 한 자락만 읽어도 아름다워요. 한 해에 한 자락 읽는 책으로 만나는 살림을 마음으로 새롭게 새겨서 곁다짐을 한마디 읊을 줄 알면 됩니다. 그러나 어쩐지 한두 해에 한 자락 책이어도 환하게 만나서 이 삶을 풀려고 하는 이웃님이 차츰 줄어드는구나 싶습니다. 아침마다 하루 밑그림을 살펴서 스스로 오늘을 누리려는 이웃님은 왜 자꾸 줄어들까요? 어떤 일을 반드시 해내야 하지 않습니다. 꼭 뭘 이뤄야 하지 않아요. 억지로 잡으려 하지 말아요. 높이 세우려 하지 말아요. 가볍게 얘기를 해요. 하늘을 보고 별을 그리고 바람을 마시면서 우리 숨결에 날개를 달아요.
ㅅㄴㄹ
다짐·곁다짐·마음먹다·밝히다·맺다·맞추다·때맞추다·만나다·새기다·아로새기다·하다·잡다·세우다·꼭·반드시·참말로·말·얘기·이야기 ← 약속, 약조
거치다·보다·따지다·살피다·나타나다·드러내다·밝히다·까다·까밝히다·짚다·헤아리다·알려주다·알리다·알아내다·알아맞히다·알아보다·알아차리다·얘기·이야기·말·훤하다·환하다·풀다·하다 ← 검증, 입증
한줄·한마디·밑그림·밑글·짧다·짤막하다·테두리 ← 간략한 표현, 로그라인(log-lin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