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1.12.
오늘말. 잘코사니
와당탕 넘어졌는데 잘코사니라며 웃는 사람은 살갑지도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을 내밀며 일으키니 고맙습니다. 우리가 서로 빛이라면, 누가 아프거나 다칠 적에 걱정없이 털고 일어나도록 곁에서 북돋우는 사랑일 테지요. 사랑으로 짓는 꿈이라면, 삿대질도 꾸지람도 아닌 서로 잘되면서 따뜻하게 토닥이는 길로 가리라 생각합니다. 늘기쁨으로 마주하는 사이일 적에 아늑합니다. 뭇기쁨으로 만나는 오늘이니 오붓합니다. 너는 꽃이고 나는 꽃바람입니다. 나는 무지개이고 너는 무지개날입니다. 휘파람을 불며 어깨동무를 합니다. 넉넉히 웃으면서 윤슬을 환하게 지켜봅니다. 하하호호 웃음물결이 신바람을 타고서 온누리를 즐겁게 어루만져요.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달콤하게 수다판을 이루면서 두런두런 잔치입니다. 호강을 바라기에 돕지 않습니다. 가벼운 종이를 맞드는 보람이란 다함께 좋은일을 맞이하면서 곰살갑게 살림을 지으려는 마음입니다. 아이도 어른도 배부르게 끼니를 누릴 노릇입니다. 아침저녁으로 흐뭇하게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시는 아름날입니다. 지난밤 단꿈을 새벽이슬에 기쁘게 얹으면서 눈부신 빛발을 맞아들입니다.
ㅅㄴㄹ
기쁘다·즐겁다·흐뭇하다·반갑다·고맙다·좋다·좋은일·재미있다·재미나다·꽃·꽃날·꽃길·꽃바람·무지개·무지개길·무지개날·빛·빛꽃·빛날·빛살·빛발·빛길·사랑·사랑꿈·사랑놀이·사랑짓·신·신나다·신명·신바람·신꽃·신명꽃·신바람꽃·신바람길·신바람날·신바람철·아름답다·아름날·아름철·아름길·예쁘다·윤슬·라온·달다·달달하다·달콤하다·단꿈·고소하다·보람·호강·휘파람·넉넉하다·오붓하다·아늑하다·걱정없다·근심없다·살갑다·곰살갑다·늘기쁨·뭇기쁨·모두기쁨·온기쁨·작은기쁨·웃다·하하·하하호호·해낙낙하다·배부르다·푸짐하다·푸지다·잘·잘되다·잘 먹다·잘살다·잘 있다·잘코사니·포근하다·푸근하다·따뜻하다·따스하다·살갑다·잔치·꽃잔치·사랑잔치·아름잔치 ← 행복, 행복감, 행복지수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