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1.6.

오늘말. 맨드리


다 자란 나무를 옮겨심으려면 삽을 씁니다. 그러나 나무를 심고 싶다면, 손가락으로 흙을 살살 걷어내고서 씨앗 한 톨을 놓은 다음 새삼스레 손가락으로 흙을 살살 덮으면 끝입니다. 다람쥐하고 새가 나무를 심는 길을 살피면 숲을 어떻게 가꿀 만한지 배울 수 있어요. 이미 이룬 숲에서 나무를 파서 옮겨도 안 나쁘지만, 덤일을 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새롭게 가꿀 적에 우리 손으로 지을 만합니다. 밭수레로 땅을 갈아엎으면 손쉽게 심거나 돌보아서 거둘 수 있다지요. 그렇지만 호미 한 자루를 쥐고서 천천히 갈거나 훑을 줄 안다면, 늘 노래하며 살림을 찬찬히 북돋웁니다. 생각해 봐요. 커다란 논밭수레가 움직일 적에는 말소리조차 묻혀요. 낫을 버리고서 벼베개(콤바인)를 쓰면 아무도 말을 못 나눠요. 맨드리가 나쁘지 않습니다. 만든것을 쓰는 뜻도 찾아볼 노릇입니다. 그리고 누가 짜놓은 틀을 고스란히 가져다 쓰기보다는 우리 두 손을 사랑스레 움직이면서 차근차근 엮어 나가는 길을 열 만합니다. 노래하는 새는 노래로 열매를 얻고 나무를 심습니다. 뛰노는 다람쥐는 뛰노는 몸짓으로 열매를 누리고 숲을 보살펴요. 풀꽃나무를 바라보면 배울 수 있습니다.


ㅅㄴㄹ


뜻매김·뜻을 매기다·뜻을 붙이다·뜻찾기·뜻을 찾다·바라보다·보다·여기다·생각하다 ← 의미부여


덤일삯·덧일삯 ← 잔업수당, 시간외근무수당, 특근수당


맨드리·만든것·지은것·미리·이미·미리하다·미리짓다·만들다·짓다·짜다 ← 기성품, 레디메이드


두손잡이 ← 양손잡이(兩-)


논밭수레·밭수레 ← 트랙터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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