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1.6.

오늘말. 족치다


고약한 사람이 따로 있을까요. 괘씸한 놈을 갈라야 할까요. 끔찍한 짓을 어떤 눈으로 달래야 할까요. 몹쓸 나라라면 우리 스스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요. 괴롭히는 녀석은 어떻게 마주해야 하나요. 제아무리 까드락거리더라도 쳐다볼 일이 없습니다. 나쁜놈은 스스로 옳지 않은 줄 알기도 하지만, 스스로 얼마나 썩었는지 못 볼 수 있습니다. 부라퀴는 발톱을 세운 채 제멋대로 굴 텐데, 스스로 엄니를 번쩍이면서 함부로 구는 줄 모를 수 있어요. 호로놈을 족치면 볼꼴사나운 짓이 사라질까요? 망나니를 마구 두들겨패면 답치기를 걷어낼 만한가요? 막짓을 일삼는 이는 어깨띠를 하고서 우쭐거립니다. 이들은 사람을 발밑에 놓고서 웃짓을 하는데, 앞뒤를 못 가릴 만큼 마음이 텅 비게 마련입니다. 흙으로 돌아가려는 찌꺼기는 잔뜩 냄새를 풍깁니다. 지저분하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그런데 모든 쓰레기는 해바람비 손길을 받으면서 자잘하고 추레한 기운을 모두 내려놓아요. 파리에 지렁이에 쥐며느리에 개미에 풀벌레가 궂은 기운을 모두 뽑아내니 곧 까무잡잡한 새흙으로 바뀌어 풀꽃나무가 자라는 바탕이 되어요. 흙하고 멀기에 주먹을 흔들며 잘난척입니다.


ㅅㄴㄹ


고약하다·괘씸하다·끔찍하다·몹쓸·괴롭히다·까드락·나쁘다·안 좋다·옳지 않다·더럽다·썩다·지저분하다·추레하다·지질하다·궂다·그악스럽다·망나니·엉망·엉터리·부라퀴·발톱·각다귀·송곳니·엄니·주먹·주먹다짐·덮어놓고·대놓고·답치기·닥치는 대로·아무렇게나·마구·마구잡이·막질·막짓·어깨띠·웃질·웃짓·마음대로·멋대로·앞뒤 안 가리다·제멋대로·함부로·무섭다·무시무시하다·사납다·손찌검·범·볼꼴사납다·볼썽사납다·잘난척·호로놈·잡다·족치다·지랄 ← 횡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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