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30.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

 임진택 글,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2020.11.10.



나는 시골에서 숲빛을 품고 살아가니, ‘풀노래·풀벌레노래’ 같은 말을 하고 글을 쓰는데, ‘풀노래·풀벌레노래’란 말을 못 알아듣는 분이 많더라. “풀벌레가 노래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거니와, “노래하는 풀벌레가 둘레에 없다”고 말하는 분이 많더라. 고개를 끄덕끄덕하려다가 도리도리하고서 “풀벌레는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도 있어요. 쇳덩이(자동차·전철)를 타고 움직여도 풀벌레를 느낄 수 있어요. 마음을 기울이지 않기에 들풀도 들꽃도 풀벌레도 새도 못 알아챌 뿐이에요.” 하고 속삭이지만, 서울 같은 데에서 어떻게 새가 살고 귀뚜라미나 여치가 노래하느냐고 따진다.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을 읽었다. ‘국가(國歌)’는 일본이 총칼로 들꽃 같은 사람들을 짓밟으면서 퍼뜨린 말씨(국어·국민) 가운데 하나이다. 안익태란 분이 일본바라기(친일매국)를 얼마나 대단히 했는지 오래도록 묻혔다가 하나둘 드러난다는데, 이이가 엮은 ‘애국가’란 노래도 말썽투성이라지. 뒤늦게 드러난 민낯을 속속들이 느끼면서 ‘일본바라기 낡은노래’를 걷어치우자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몇쯤 있을까? 새나라를 짓는 새노래를 펴고, 낡은 일본말씨(일본어투)를 버리고 우리말씨를 새로 여미자고 생각할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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