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27.


《그림책에 흔들리다》

 김미자 글, 낮은산, 2016.5.10.



안산에서 내려 수인선을 타고 인천으로 간다. 안산 곳곳은 잿빛터(아파트단지) 사이에 푸른숲(녹지·공원)을 마련해 놓았다. 훌륭하구나. 잿마을(도시)이 시들지 않도록 이렇게 마음을 기울일 줄 알아야, 잿사람(도시인)도 숨을 쉴 수 있을 테지. 인천시청 앞을 지나며 마을책집 〈그루터기〉로 간다. 고흥군청이 인천시청보다 훨씬 크네. 전남 민낯이다. 적잖은 ‘전남 시골 군청’은 인천시청뿐 아니라 고양시청보다 크고, 전남도청보다 크기까지 하다. 미쳤지. 인천 배다리 〈집현전〉하고 〈아벨서점〉을 들르고서, 〈나비날다〉에서 ‘우리말 참뜻풀이 수다꽃’을 편다. 오늘날 서울(도시)하고 대면 나즈막한 시골에서 피어난 우리말이다. 일본말이나 미국말도 처음에는 다 그곳 시골에서 태어났다. 꼭 시골에서 살아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되, 서울에서 살든 시골에서 살든 우리가 마음을 담는 말이란, 뿌리가 시골이요 숲인 줄 알 노릇이다. 《그림책에 흔들리다》를 읽었다. 그림책에 무엇이 흔들리셨을까? 그동안 길들거나 갇힌 굴레가 그림책을 읽는 동안 흔들렸을까? ‘동화 읽는 엄마’ 모임이 많다만 ‘동화 읽는 아빠’ 모임은 없다시피 하다. 순이는 흔들리며 깨어나려 하지만, 돌이는 잿빛(시멘트)처럼 굳으며 깨어날 생각이 아직 얕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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