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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 - 2022 CBCA 올해의 그림책상 수상작
프레야 블랙우드 지음 / 미디어창비 / 2022년 9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10.21.
그림책시렁 1079
《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
프레야 블랙우드
창비
2022.9.30.
서울(도시)에는 숲이 없어요. ‘숲인 척하는’ 쉼터(공원)는 더러 있지요. 왜 서울(도시)에 숲이 없을까요? 서울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잔뜩 몰려서 돈·이름·힘을 거머쥐려고 싸우는 죽음판이 바로 서울이에요. 잿빛집(아파트) 값이 오르면 오른다고, 내리면 내린다고 떠들썩한 서울입니다. 부릉이(자동차)가 들꽃을 짓뭉개거나 잠자리를 치거나 거님길·골목길·빈터를 떡하니 차지해도 따지지 않는 서울이에요. 《The Boy and The Elelphant》를 한글판으로는 《비밀의 숲 코끼리 나무》로 옮겼더군요. 아이는 소꿉놀이를 즐길 빈터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나무를 만났고, 아이는 나무를 코끼리로 여기면서 푸르게 꿈꾸고 사랑을 그리는 나날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 마음을 안 읽을 뿐 아니라 등져요. 잿빛을 늘려야 돈벌이가 되기 때문일까요? 아이는 배움터(학교)를 차곡차곡 디뎌서 돈을 잘 버는 톱니바퀴가 되어야 할까요? 아이는 시골에서든 서울에서든 언제나 소꿉놀이를 누리는 마음빛으로 마을도 집도 나라도 숲도 물들입니다. 아이 마음은 ‘숨은숲(비밀의 숲)’이 아닙니다. 아이 마음은 오롯이 ‘푸른숲’입니다. 글 없는 그림책일수록 그림님이 붙인 수수한 이름을 그대로 옮길 노릇입니다. 멋부리지 마십시오. 가르치려 들지 마십시오. 마음빛만 바라보십시오. “아이와 코끼리”입니다.
ㅅㄴㄹ
#TheBoyandTheElelphant #FreyaBlackwood
‘프레야 블랙우드’ 님 그림책을
하나하나 읽어 온 사람이라면
이 그림님이
언제나 책이름을
참으로 수수하게 붙이는 줄 알리라.
제발 멋부리지 말자.
“비밀의 숲”이 뭔가?
“비밀의 화원”이라는 일본말 흉내인가?
멋부리지 않고, 가르치려 들지 않고,
오직 아이랑 오순도순 소꿉놀이를 하면서
살림짓기를 상냥하게 나긋느긋 들려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을 여미는 그림님 가운데
‘프레야 블랙우드’가 있다.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책을
한글판으로 내놓아 주니 고맙지만,
이 따위라면 안타깝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대단히 아름다운 그림책이지만,
책이름 탓에
별점 만점을 안 매긴다.
영어 그림책으로 사십시오!
숲노래 씨가 왜 부아를 터뜨리는지
몰라보는 분이 있을까 싶어
한 마디 덧붙인다.
“아이와 코끼리”라는 책이름은
‘아이’가 스스로 짓고 펴는 길이라면,
“비밀의 숲과 코끼리 나무”라는 책이름은
‘아이’가 ‘주인공 아닌 주변부’가 되고 만다.
이렇게 보태어도 못 알아들으면
할 수 없는 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