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템플 그랜딘 2022.10.17.



누가 널 때리면 아프지?

말 소 돼지 닭 개 모두

때리거나 찌르거나 걷어차면 싫어

아프고 끔찍하고 넋이 나가


채찍질로 길들이려 하면

마음이 곪다가 죽어

포근히 감싸려 할 적에

마음에 새숨이 돋아


별빛을 눈빛으로 읽어 봐

바람길을 눈길로 그려 봐

살림을 손빛으로 가꿔 봐

사랑길을 손길로 지어 봐


다른 우리는 닮아야 하지 않아

닮아 보여도 다르게 마련이야

저 길에 다다르며 생각하지

이곳에서 너랑 나랑 가는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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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 아이들과 다르게 말을 늦게 떼고, 혼자 조용히 생각밭에 잠기기를 즐기던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 1947∼ ) 님이라고 합니다. 템플 그랜딘 님 같은 아이를 처음 본 둘레 아이들은 마구 놀리거나 괴롭히기 일쑤였는데, ‘다른 아이’가 ‘다른 숨빛’인 줄 알아본 여러 길잡이(교사)가 찬찬히 이끌어 주었고, 어머니는 언제나 사랑으로 돌아보면서 노래를 들려주고 책을 함께 읽었다지요. ‘고기로 삼을 짐승’을 키우는 고모네에서, 또 이웃 숲밭(목장)에서, ‘소가 어떻게 지내는 마음’인가 하고 눈여겨보았고, 말이며 소하고 늘 마음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지요. ‘다른 사람들’이 말이나 소를 함부로 다루거나 때리는 짓이 어떻게 왜 나쁜가를 살펴서 바로잡아 주고, ‘닮지 않고 다른 사람’으로서 이웃을 아끼고 ‘사람으로서 착하게 살아갈 길’을 그리려고 하는 삶길이라고 할 만해요. 둘레에서는 ‘자폐’라고 여기지만, ‘별빛을 품는 마음이자 눈길’이에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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