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그녀 1
하루나 레몬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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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숲노래 그림꽃 2022.10.16.

만화책시렁 461


《보통의 그녀 1》

 하루나 레몬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3.25.



  두걸음으로 짧게 맺는 《보통의 그녀》를 읽었습니다. 첫걸음만 보아서는 꽤 싱그러우면서 아름다울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두걸음 줄거리는 그림님 스스로 피어나지 않거나 이웃·동무 생채기는 너무 대수롭잖게 여기면서 쳐내고서 끝을 내는군요. ‘아가씨가 참나(참된 나)를 드디어 찾아나서는 줄거리’로만 바라보기는 어려운 그림꽃입니다. ‘다루다루’사람인 아가씨처럼, ‘절름발이’인 짝꿍이 어릴 적부터 어떤 삶을 치러내야 했는가를 조금 더 천천히 돌아보고서 찬찬히 생각해 보았다면, ‘혼자만 잘 살면 신나는’ 길이 아니라 ‘동무하고 손을 잡고 함께 신나는’ 길을 여는 얼거리로 나아갔을 테지요. 그러나 다루다루 아가씨가 잘못했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그저 다루다루 아가씨는 다루다루 아가씨일 뿐입니다. 스스로 살아내려고 용을 쓰다가 짓시늉(의태)을 스스로 익혔고, 이 짓시늉을 바탕으로 ‘있는 척하는 삶’을 굳이 지켜나가야 하지 않는 줄 알아차렸을 뿐이에요. 남이 나를 살려주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살립니다. 남이 나를 도와주지 않아요. 내가 나를 도울 뿐입니다. 틀림없어요. 남이 숨을 쉬어 주지 않거든요. 내가 숨을 쉬어야 합니다. 남이 오줌을 누어 주지 않아요. 내가 오줌을 눕니다. 담벼락이 나오면 멀리 에돌 수 있고 넘을 수 있고 허물 수 있고 날 수 있어요. 길은 늘 스스로 찾습니다.


ㅅㄴㄹ


“두 살 위인 언니는 가끔 나를 의심스럽게 쳐다보고는 금세 눈을 돌렸고, 심지어 네 살 위인 오빠는 내 존재를 인식도 못하는 듯했습니다. 어머니는 나를 보면 한숨만 쉬었고, 아버지는 아쉽지만 기억이 안 나네요 …… 하지만 공포는 초등학교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러니까 얼마나 힘들었는가 하면, 나는 다루다루인이니까 의자에 앉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니라서요. 어찌나 혼이 났는지. 주위 아이들은 나를 바보 취급하고, 노려보고, 돌을 던지기도 했어요.” (10쪽)


“저는 남자지만 다른 어떤 남성과도 다르고, 마루야마 씨는 여성이지만 분명 다른 어떤 여성과도 다른 마루야마 씨라서, 그런 카테고리에 넣는 순간, 툭 빠져나오는 게 있을 거예요. 왜냐면 개인은 저마다 모두 다르고 모두 제각각이니까. 남자나 여자이기 전에 인간이니까.” (101쪽)


#はるなれもん #ダルちゃん #はるな檸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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