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순정만화 - 그때는 그 특별함을 알아채지 못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 아무튼 시리즈 27
이마루 지음 / 코난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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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0.12.

인문책시렁 240


《아무튼, 순정만화》

 이마루

 코난북스

 2020.2.1.



  《아무튼, 순정만화》(이마루, 코난북스, 2020)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아쉽게 덮었습니다. 그림꽃(만화)을 즐기는 사람은 틀림없이 많지만, 막상 그림꽃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드물 뿐 아니라, 몇몇 글바치는 사랑그림꽃(순정만화)은 아예 안 다루곤 합니다.


  글책이나 그림책 못지않게 그림꽃책은 매우 넓고 깊습니다. 그림꽃책은 글책이나 그림책으로 들려주지 못 하는 대목을 짚거든요. 글·그림을 알맞게 여미어 이야기를 짜기에 그림꽃입니다. 이 가운데 사랑그림꽃은 부드럽고 상냥하게 사랑을 들려주는 얼거리입니다.


  그나저나 《아무튼, 순정만화》는 사랑그림꽃을 두루 짚거나 다루는 책은 아니고, 글님이 어릴 적부터 사랑그림꽃을 곁에 두면서 자라서 어른이 된 오늘날에도 곁에 둔다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래서 사랑그림꽃 이야기보다는 ‘그림꽃을 즐기는 어른인 나’한테 맞추지요.


  어떠한 글이든 ‘남이 아닌 나’를 다룰 노릇이기는 한데, ‘사랑그림꽃’을 앞세워서 풀어내는 이야기라면, 무엇보다 여러 사랑그림꽃을 죽 펼쳐놓는다든지, 사랑그림꽃을 즐기는 여러 이웃을 헤아려 본다든지, 사랑그림꽃하고 등진 사람들한테 길잡이를 튼다든지 할 만합니다만, 이 대목이 빠져서 아쉽습니다. 오자와 마리·타카하시 신·코노 후미요·우루시바라 유키 같은 사람들 이름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그리고 《풀솜나물》 같은 그림꽃을.


ㅅㄴㄹ


엄마, 나, 동생 두루. 세 명이 느슨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모아온 만화책은 내가 10대 시절을 보낸 공간의 풍경을 정의한다. (8쪽)


짧은치마를 입고 싸우다가 세일러 전사의 팬티가 보이면 어쩌지, 저렇게 높은 힐을 신고 싸워도 되나 걱정하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갈수록 더 강해지고 우정과 의리로 똘똘 뭉친 전사들 이야기가 훨씬 중요하다. (43쪽)


“만화책을 돈 주고 사? 돈 아깝게 왜?” 그때의 친구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누가 열심히 만든 콘텐츠를 돈을 내고 이용해야 한다는 것, 특히 만화를 돈 내고 본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많으니 말이다. (68쪽)


명확한 취향과 재능을 가진 수많은 젊은 여성 창작자 중 단 몇 명이라도 제대로 된 원로 대우를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16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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