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9.9.


《좋은 사람 1》

 타카하시 신 글·그림/박연 옮김, 세주문화, 1998.1.20.



엊저녁에 빨래를 하고 씻다가 물꼭지에 엉치뼈 쪽을 쿵 박았고, 하루 지나고 보니 새삼스레 욱씬거린다. 얼마나 세게 박았기에 걸을 때마다 찌릿찌릿 아플까.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곁밥(반찬) 두 가지를 한다. 볶음을 할 적에는 불판을 달구어 놓고서 모싯잎하고 부추를 한 줌 훑어 온다. 다 지어 놓고서 그릇에 옮기는 몫은 작은아이한테 맡긴다. 한가위를 하루 앞두고 읍내로 나간다. 시골버스에는 나 혼자. 호젓하다. 그러나 읍내에 내리니 부릉물결이 끔찍하다. 걷기보다 느릴 만큼 작은 시골 읍내를 그득 메운 부릉물결. 그리고 거님길을 수북하게 덮은 담배꽁초. “이 미친!”이란 외마디가 목구멍까지 나오려 하기에, 마음을 다스리도록 책을 꺼낸다. 걸으면서 읽는다. 책만 쳐다보자. 《좋은 사람 1》를 오랜만에 쥔다. 첫걸음부터 되읽기로 한다. 이 아름만화를 그동안 몇 벌이나 되읽었던가. 요새 우리나라에서 ‘웹툰’이 돈벌이가 쏠쏠하다고 하는데, 난 어떤 웹툰도 안 쳐다본다. 이웃님한테는 재미나거나 웃길는지 모르나, 나로서는 뻔하고 따분하고 재미없고 틀에 박힌 서울굴레이지 싶다. 타카하시 신 님이 선보인 《좋은 사람》이나 《최종병기그녀》하고 어깨를 견줄 웹툰이 있다면 기꺼이 보겠건만. 글쎄, 어림도 없겠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たかはししん #高橋しん #いいひ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