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0.1.

오늘말. 맨몸받이


모든 일은 맨몸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맨손으로 어머니 품에서 태어났어요. 우리를 낳은 두 어버이도 맨몸에 오롯이 사랑을 담아 만났어요. 우리가 자라나는 길에는 사랑을 담은 살림을 누리면서 둘레를 하나하나 익혔지요. 서로 맨손이라면 조용해요. 총칼을 뚝딱거리거나 주먹을 휘두르려 할 적에는 그만 죽음길이 생겨요. 총칼을 때려지으려고 숱한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들이고 들숲바다를 끔찍하게 망가뜨리는데, 총칼이 있어야 나라를 지킨다는 거짓말이 끝없이 퍼지더군요.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가난하지 않습니다. 모든 나라가 부질없이 싸움붙이에 매달리면서 사람들을 길들여 쑤시고 때리고 꽂고 찌르니 그만 바보가 될 뿐입니다. 서로 죽이고 죽는 싸움연모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 줄 아시나요? “내가 더 커야 하고, 내가 더 세야 하고, 내가 더 많이 쥐어야 하고, 나 혼자 으뜸이어야 한다”고 여기면서 힘을 앞세우는 멍청짓에 놀아납니다. 다 내려놓고서 맨몸으로 빗물을 받아 보기를 바라요. 모두 손에서 놓은 맨몸뚱이로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시기를 바라요. 우리 한몸은 싸움이 아닌 사랑이 바탕일 적에 빛납니다.


ㅅㄴㄹ


맨몸·맨몸싸움·맨손싸움·맨몸으로·맨몸받이·맨손·맨주먹·몸놀림·몸바치다·몸받이·몸맡김·몸싸움·몸으로·몸을 던지다·온몸놀림·온몸바치다·온몸받이·온몸맡김·한몸바치다·한몸받이·한몸맡김 ← 육탄(肉彈), 육탄전, 육탄공세(肉彈攻勢)


싸움연모·싸움붙이·연장·총칼·칼·주먹·주먹질·주먹힘·손찌검·내세우다·앞세우다·재주·솜씨·바탕·힘·심·죽음길·죽음빛·쏘다·찌르다·꽂다·베다·치다·쑤시다·때리다·무찌르다 ← 무기(武器), 전쟁무기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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