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8.26.


《스니피와 스내피의 모험》

 완다 가그 글·그림/정경임 옮김, 지양어린이, 2014.7.27.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서 녹동나루로 간다. 작은아이하고 배를 탄다. 뱃지기(선장)는 칸마다 다니면서 외친다. 손님칸에서는 먹지 말고, 뱃전으로 나와 걸상에 앉아 바람을 쐬며 먹으라 하는데, 이 알림말을 귓등으로 들었는지, 마구 먹고 흘리는 젊은이와 아이들이 많다. 배에서 내려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다. 〈바라나시 책골목〉부터 들른다. 제주 시내버스를 타고 다음 책집으로 가려다가 길을 잘못 든다. 거꾸로 탄 듯싶다. 그러나 이 버스는 길손집 쪽으로 가니, 일찍 짐을 풀자. 아이 도시락을 장만하러 나왔다가 두 아이 등짐을 새로 장만한다. 작은아이 신도 한 켤레 산다. 생각해 보니 고흥에서는 아이 등짐이나 신을 볼 가게가 없다. 작은아이랑 제주에 오기를 잘했구나. 《스니피와 스내피의 모험》은 두 아이(스니피·스내피)가 겪는 하루가 얼마나 아슬아슬하며 재미있는가를 그린다. 가만히 보면 두 아이뿐 아니라 두 어버이도 어릴 적에 아이들처럼 아슬아슬 재미난 하루를 누렸다는 이야기를 넌지시 알려주는 듯싶다. 그래, 오늘날 우리나라 그림책에 빠진 큰 구멍이 놀이라 할 수 있다. 요새 젊은 어버이는 어릴 적에 골목놀이 없이 배움수렁에 갇혀 쳇바퀴를 돌지 않았는가? 앞으로 아이들은 ‘노는 그림책’을 볼 수 있을까?


#SnipyandSnapy #WandaGag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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