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말/숲노래 말넋/숲노래 우리말 2022.9.26.
오늘말. 익힘꽃
똑같은 말 한 마디이지만, 바라보거나 받아들이는 눈길에 따라서 즐거울 수 있고 싫을 수 있습니다. 스스럼없이 환하게 틔운 눈길이라면 어느 말이건 사랑을 얹으면서 즐거워요. 스스러운 나머지 가두거나 막은 눈길이라면 어느 말이건 꺼리고 내치고 등돌리면서 골머리를 썩입니다. 어렵기 때문에 골치 아플 수 있으나, 마음을 닫았기에 골아프게 마련이에요. 깊숙하게 들어가기에 까다롭지 않아요. 차근차근 마주하면서 찬찬히 보려는 마음이 없기에 얕건 깊디깊건 그저 깐깐하게 도리도리하면서 어렵다고 물립니다. 따지다가 끝나기에 먹물입니다. 꼼꼼하게 보고서 포근히 보듬으려 하기에 익힘꽃입니다. 힘들게 깨우쳤으니 일부러 어렵게 쓰는 사람이 있다면, 힘겹게 깨달았어도 되레 쉽게 풀어내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는 서로 앎꽃이나 익힘꽃으로 만날 수 있어요. 이웃나라말이기에 골치 앓을 만하지 않습니다. 나라밖에서 들이건 우리 스스로 짓건, 반가이 어깨동무하려는 눈썰미로 추스른다면 언제나 반짝반짝 앎빛으로 나아가요. 서로 배움꽃으로 만나기를 바라요. 어두운 눈을 깨워 슬기롭게 일으켜 봐요. 우리가 서는 이 마당은 열린마당이자 배움마당입니다.
ㅅㄴㄹ
골머리 썩이다·골머리 앓다·골치 아프다·골치 앓다·골치 썩이다·골아프다·깊다·깊디깊다·깊숙하다·파다·파고들다·깨우다·깨우치다·배우다·꼼꼼하다·깐깐하다·캐다·캐묻다·따지다·갈·갈래·곬·그릇·길·됨됨이·틀·틀거리·마당·판·먹물·꽃·눈·눈꽃·눈매·눈썰미·배움꽃·익힘꽃·까다롭다·어렵다·힘겹다·힘들다·앎꽃·앎빛·슬기·짜임새있다·찬찬히·차근차근 ← 학술, 학술적, 학문, 학문적
다른나라·딴나라·먼나라·나라밖·바깥·너머·이웃나라 ← 외국, 이국, 타국, 해외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