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말/숲노래 말넋/숲노래 우리말 2022.9.26.

오늘말. 비실이


발 없는 말이 멀리멀리 나아간다고 합니다. 한낱 말 한 마디일 수 없습니다. 모든 말은 마음으로 보는 삶을 담아요. 몸짓으로 누리는 하루를 마음으로 느끼기에 말 한 마디에 고요히 얹어서 생각을 짓습니다. 낯빛으로 드러나는 마음말이에요. 나들이를 하면서 문득 글을 씁니다. 보금자리를 벗어나 마을을 떠나는 사이에 새록새록 느끼고 배우는 숨결을 글로 적어요. 나들글을 쓰면서 오늘을 되짚고, 마실글을 쓰면서 우리 보금자리를 되새깁니다. 발이 닿는 곳마다 이웃을 새삼스레 마주할 적에 서로 다르지만 나란하게 사랑하는 이 푸른별을 느껴요. 말없이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고, 두런두런 수다꽃을 피우면서 활짝 웃습니다. 바깥마실을 오래하면 곧잘 골골거립니다. 나들이란, 다시 집으로 오는 길을 헤아리면서 둘레를 살펴서 배우려는 뜻일 테니까요. 길에서 앓으면 고단하다지만, 비실비실 길을 걷기에 보금자리가 얼마나 아늑한 삶터인지 새롭게 깨닫습니다. 집에서는 스스로 짓는 살림을 스스로 익히고, 길에서는 이웃하고 어우러지는 살림을 어깨동무로 배웁니다. 스스로 서기에 사람이요, 서로 손을 잡으면서 노래하기에 사랑입니다.


ㅅㄴㄹ


말 없는 말·글 없는 글·말없이·고요히·조용히·생각·마음으로·마음으로 느끼다·마음으로 보다·마음말·마음글·몸놀림·몸그림·몸짓·몸짓말·몸말·손짓·손짓말·손말·움직임·낯빛·얼굴빛 ← 불립문자(不立文字), 비언어(非言語), 비언어적, 비언어적 표현


마실글·마실글꽃·마실적이·나들잇글·나들글·나들적이·길글·길적이 ← 순례기(순례일지), 여행기(여행일지), 탐방기(탐방일지), 기행문, 답사기(답사일지), 방랑기(방랑일지), 방문기(방문일지), 유람기


다치다·다친이·고삭부리·비실이·골골거리다·골골이·아프다·아픈이·앓다·괴롭다 ← 환자, 환우(患友)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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