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하나
강기화 지음, 홍종훈 그림 / 동시YO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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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2022.9.18.

노래책시렁 252


《멋진 하나》

 강기화 글

 홍종훈 그림

 동시요

 2021.12.1.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숨결은 빛납니다. 빛나지 않는다면 목숨이 아니요, 목숨이 아니라면 죽음덩이나 먼지예요. 빛나는 숨결을 느끼거나 바라보지 않기에 자꾸 총칼을 지어내는 벼슬아치요 어른들입니다. 반짝이는 목숨을 배우거나 마주하지 못 하기에 그만 어리석은 벼슬아치나 못난 어른을 흉내내는 어린이입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어린이한테 어떤 터전을 물려줄 적에 즐거우면서 아름답고 사랑스러울까요? 우리가 어른답다면 어린이한테 어떤 글을 들려주고 읽힐 적에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답고 즐거울까요? 《멋진 하나》는 귀염글(동심천사주의)에 기대지 않으려 하고, 배움수렁(입시지옥)을 굳이 다루려 하지 않는구나 싶지만, 빛나는 숨결한테 마음으로 묻거나 이야기를 해보고서 쓴 글은 아니로구나 싶어 아쉽습니다. “잎사귀가 입이라면 얼마나 시끄러울까”라니, 잎사귀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잎사귀는 얼마나 서운한 나머지 시들시들할까요? 말놀이하고 말장난은 다릅니다. 놀이는 노래로 나아가지만, 장난은 재주부리기를 거쳐 따돌림과 죽음길로 갑니다. 별자리를 짐승뜰(동물원) 테두리로 바라보는 눈길도 아쉽습니다. 이제 울타리를 좀 벗읍시다.


ㅅㄴㄹ


잎사귀가 입이라면 / 얼마나 시끄러울까 // 잎사귀는 귀라서 / 잘 들어주는 귀라서 // 새가 노래하러 오나 봐 / 가끔은 울고 가나 봐 (잎사귀/15쪽)


…… 사육사는 헤라클레스 해설사는 켄타우르스 / 울타리 없는 동물원이야 // 오늘 밤 / 별빛 동물원에 놀러올래? (별빛 동물원/24쪽)


미운 오리 새끼라고 / 모두 백조가 되는 건 아니래 // 우리 아빠는 / 미운 오리 새끼였는데 / 재밌는 오리가 되었어 // 우리 엄마는 / 미운 오리 새끼였는데 / 씩씩한 오리가 되었어 (미운 오리 새끼/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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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는 손질하자


눈물 속에 푹 잠겨 있을 거야

→ 눈물에 푹 잠길래

→ 눈물에 푹 잠기겠어

→ 눈물에 푹 잠기고 싶어


웃긴 오리가 되는 중이야

→ 웃긴 오리가 되지

→ 웃긴 오리가 되어 가지


하얀 도화지에 색칠할 게 많아졌다

→ 하얀종이에 그릴 빛깔이 많다

→ 하얀종이에 이모저모 그려야지

→ 하얀종이에 다 그릴래


거리두기 2단계 거리두기 3단계

→ 틈새두기 2걸음 틈새두기 석걸음

→ 떨어지기 2칸 떨어지기 석칸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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