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라이온 14
우미노 치카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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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2.9.12.

책으로 삶읽기 785


《3월의 라이온 14》

 우미노 치카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9.8.25.



《3월의 라이온 14》(우미노 치카/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9)은 푸른배움터에서 벌이는 열린잔치를 이야깃감으로 삼는다. 푸른배움터를 다니는 동안 열린잔치가 가장 클 수는 없을 테지만, 일본에서는 이때를 매우 크게 여기는구나 싶다. 곰곰이 보면, 여느날은 늘 같은 쳇바퀴라 할 나날이요, 열린잔칫날만큼은 남다르게 꾸미고 펴고 만나고 어우러지기 때문일 수 있다. 이 그림꽃은 작은 데에서 ‘살아가는 기쁨’을 맛본다는 줄거리를 짜기에 열린잔치를 크게 다루는구나 싶기도 한데, 작은 데를 눈여겨보려 한다면, 여느날 늘 듣는 수수한 배움자리(수업)라든지, ‘장기가 아닌 다른 갈래(과목)에서 새롭게 느끼는 작은 기쁨’을 얼마든지 그릴 만하리라. 줄거리가 돌고돌아 드디어 두 순이돌이가 서로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코앞까지 이른다. 이 말을 하기까지 열넉 자락이나 그린 셈인가. ‘좋아한다’는 말을 너덧 자락쯤 앞서 진작 그리면 곁딸린 줄거리가 그리 따분하지는 않았으리라.


ㅅㄴㄹ


“물건을 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의자나 테이블을 놓고, 잠시 앉아 쉬어가면서 누군가와 이야기도 하고.” “가볍게 차도 마시고, 달달이도 먹고.” “간식만이 아니라 가볍게 요기가 되는, 유부초밥이나 간장소스 경단이나, 여름에는 빙수나 시라타마 시럽도 있고.” (18쪽)


이 가게는 폭넓은 연령층의 손님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이 전해져 왔다. 어른도 아이도 쉽게 도전할 수 있고, 심오한 세계가 있으며, 언제까지나 즐길 수 있다. (57쪽)


발을 멈추면 떨어져 버린다. 에너지의 단 몇 퍼센트라도 다른 일에 쏟으면 추락하지는 않을지언정 고도가 내려간다. 그래도 소중한 것이 생긴다면, 떨어질 듯 떨어질 듯하면서도 아슬아슬할 때까지는 시간과 마음을 바치고 싶다. (7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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