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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O 마오 12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7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2022.9.8.
책으로 삶읽기 782
《마오 12》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7.25.
《마오 12》(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을 읽었다. 무엇이든 끝이 없을밖에 없다는 대목을 잘 드러내는 얼거리이다. 꿈도 생각도 끝이 없다면, 사랑도 끝이 없고, 미움하고 시샘도 끝이 없다. 돈바라기나 이름바라기나 힘바라기도 끝이 없고, 배고픔도 끝이 없다. 그러면 이 끝없는 삶에서 ‘어떤 끝없음’으로 갈 셈인가? 누구를 미워하기에 누구를 죽였으면, 이렇게 죽였으니 ‘된’ 일 아닐까. 죽임질을 왜 멈추지 못 하는가. 가난이 싫어 돈을 벌었으면, 벌어들인 돈을 즐겁고 아름답게 쓰면 될 텐데, 언제까지 돈만 긁어모을 셈인가. 모자라다고 여기는 마음은 끝없이 스스로 갉아먹는다. 그런데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줄 알아차리면서 스스로 빛나는 사랑일 적에는 늘 스스로 싹을 틔운다. 사랑길에서 한 걸음이라도 벗어나면 ‘사랑 아닌 굴레’나 ‘사랑인 척하는 수렁’에 잠긴다. 사랑은 입으로 떠드는 말이 아닌, 오직 삶으로 빛나는 포근하면서 즐거운 넋이다. 사랑을 잊기에 미움에 사로잡히고, 사랑을 스스로 버리기에 시샘이며 주먹질에 휩쓸린다.
ㅅㄴㄹ
“아아,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걸. 나는 그 길로 누나가 있던 집으로 가서 마당을 파헤쳤다. 정말로 누나는, 마당 한구석에 쓰레기마냥 묻혀 있었다. 월금과 함께. 그 집에 불을 지르고, 그다음에는 생각나는 대로, 아이들이 팔려간 집이나 유곽에 불을 지르고 다녔지.” (17∼18쪽)
“누나는 한이 맺혔겠지. 네 분노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것과 네가 거듭하는 암살은 경우가 달라.” (21쪽)
“하지만 아이들은 내장이 어른보다 덜 더러우니까 깨끗하게 씻어서 신선한 간을 꺼내야지.” “그, 그런 짓을!” “그리고 너처럼 젊은 여자로 만든 약은 비싸게 팔 수 있어. 회춘이나 미백효과가 있으니까.” “뭐야? 겨우 그런 걸 위해…….” (119∼12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