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8.3.
《총을 거꾸로 쏜 사자 라프카디오》
쉘 실버스타인 글·그림/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2001.3.1.
깔개를 털고서 해바라기를 해놓는다. 빨래를 널어서 말리고는 작은아이하고 골짝마실을 간다. 모처럼 샛자전거를 붙여서 앉힌다. 이제 작은아이는 키가 껑충 자랐으니 샛자전거에 앉을 만하지 않다. 발판은 구르지 말고 그냥 앉으라 하면서 바람을 가른다. 골짝마실은 자전거로 바람을 가르다가 가파른 멧길에 땀을 뻘뻘 흘린 다음에, 땀이 흥건한 옷을 벗어서 헹구고는 물살에 몸을 맡기면서 즐겁지. 《총을 거꾸로 쏜 사자 라프카디오》를 뒤늦게 읽는다. 이런 책이 진작에 나왔구나. 2001년 3월은 갓 《보리 국어사전》 엮음빛(편집장)으로 일하던 무렵인데, 그때 놓쳤네. 하긴, 모든 책을 제때에 다 알아보지는 않는다. 모든 책은 때가 이르면 알아보면서 가만히 누리면서 마음을 살찌우는 길동무로 삼는다. 모든 책은 갓 태어난 때에만 읽어야 할 까닭이 없다. 우리가 읽을 책은 언제까지나 곁에 두다가 아이들한테 기쁘게 물려줄 만한 슬기롭고 착하며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속삭이는 꾸러미라고 본다. 쉘 실버스타인 님이 빚은 여러 책 가운데 《라프카디오》가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라프카디오’인가, 사냥꾼인가, 돈꾼인가, 구경꾼인가, 아니면 들빛을 누리면서 들바람을 쐬는 들사람인가?
#UncleShelbysStoryofLafcadio #TheLionWhoShotBack #ShelSilverstein #Lafcadio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