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8.19.

오늘말. 옛빛


하던 대로 할 수 있고, 되풀이할 수 있고, 예전하고 다르게 처음부터 하나씩 새롭게 지으면서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옛빛을 살려도 아름답고, 오늘빛을 일구어도 아름답습니다. 되살리는 맛이 있고, 오래빛에서 말미암은 숨결을 북돋우는 멋이 있습니다. 오래되기 때문에 오늘하고 안 맞을 까닭이 없어요. 모든 새로운 길은 먼먼 옛날을 바탕으로 삼습니다. 옛모습이 든든히 뿌리를 뻗어서 이 땅에 풀꽃이 물결처럼 너울거리기에 새모습이 하나씩 일어나면서 또다시 맑게 바람이 불고 싱그럽게 비가 오고 밝게 햇빛이 납니다. 지나간 날은 돌아오지 않아요. 예스러운 일을 굳이 돌려야 하지는 않지요. 예나 이제나 누구나 손으로 가꾸었어요. 남 손을 빌리기보다 내 손으로 하나씩 이루었습니다. 무엇을 보고 싶나요? 무엇을 듣고 싶은가요? 오늘 깨어난 매미는 지난 일곱 해를 땅에서 곱게 꿈을 그리면서 이웃 풀벌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었어요. 오늘 춤추는 나비는 애벌레란 몸으로 풀잎을 갉으면서 즐겁게 꿈빛을 키웠어요. 어떤 틀을 따라야 하지 않습니다. 해보고 안 되면 또다시 하면 됩니다. 차근차근 걷습니다. 찬찬히 일어섭니다. 뜻한 바를 한 올씩 풉니다.


ㅅㄴㄹ


하다·때문·탓·바·말미암다·등쌀·뿌리·바탕·따르다·-로·-으로·-에·-에서·-은·-는·-이·-가·듣다·보다·읽다·손으로 ← 의하다(依-)


다시서다·다시하다·돌리다·돌아가다·되돌리다·되돌아가다·되살다·되살아나다·되일어나다·되일어서다·되풀이·또·또다시·또또·새·새롭다·아스라하다·지나가다·예스럽다·옛날스럽다·예·예전·옛날·옛멋·옛맛·옛모습·옛빛·오래되다·오랜·오래빛·오랜빛 ← 레트로, 복고, 복고풍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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