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5.
《시골 육아》
김선연 글, 봄름, 2022.6.24.
땀을 뻘뻘 흘리는 한여름이 흐른다. 시골집에서 살기에 틈틈이 씻고 바람을 쐰다. 여름이니 땀을 흘리고, 이 땀을 물로 씻고, 씻은 물은 바다로 흘러들고, 바다는 사람들이 흘리는 땀에 서린 기운을 느껴 아지랑이가 새로 올라 구름을 이룰 적에 어떤 기운을 담으면 어울리려나 하고 헤아린다. 사람들이 푸르게 살아갈 적에는 빗방울도 푸르고, 사람들이 매캐하게 살아갈 적에는 빗방울이 벼락처럼 싹쓸이를 하거나 가뭄을 베푼다. 《시골 육아》를 읽었다. 시골에서 아이를 돌본 줄거리를 담았다고도 할 텐데, 이보다는 서울이 얼마나 숨막히는지 느낀 대목을 풀어내었다고 할 만하다. 시골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서울에서 굳이 버티며 돈을 벌고 일자리를 붙잡은 어버이가 얼마나 바보스러웠는가’를 뉘우치는 줄거리가 나란히 흐른다. 책이름은 “시골 육아”이되, 아이를 돌보고 사랑하는 두 어버이 마음길과 삶길과 생각길을 차근차근 갈무리하는 눈길까지는 이르지 않은 듯싶다. 시골에서 한두 해쯤 살고서도 누구나 글을 쓸 만하되, 적어도 열 해까지는 느긋이 살고서 쓰면 확 달랐으리라. 왜 열 해냐고? 열 해는 살아야 참말로 뼛속까지 바뀌니까. 오늘 자전거로 면사무소에 갔더니, 이곳 일꾼이 얼음먹기를 하며 쉬더라. 그냥 웃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