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2.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Mother Jones》
엘리엇 고온 글/이건일 옮김, 녹두, 2002.12.27.
어젯밤 고흥으로 돌아와서 쏟아지는 별빛을 누렸다. 고흥에 깃들고서 밤이면 으레 별잔치를 누리는데, 이제까지 고흥에서 살며 가장 눈부신 미리내잔치를 누렸다. 열 몇 해 앞서보다 오늘 별빛이 이렇게 흐드러질 수 있는 줄 새삼스레 느낀다. 온나라에 부릉이(자동차)가 끝없이 넘치고, 시골에 풀죽임물(농약)이 펑펑 쏟아져도 하늘빛은 우리를 어루만져 주는구나. 아침 일찍부터 깔개·베개·이불을 차곡차곡 내놓아 말린다. 먼지를 털고 해바라기를 시키다가 바깥마루에 누워서 쉰다. 긴낮(하지夏至)을 지난 즈음부터 해꼬리가 조금씩 길다. 바깥마루 안쪽으로 해가 슬슬 들어선다. 더위고개도 넘어간 듯하다. 이제 한여름이라 하지만 긴낮으로 다가설 무렵에 대면 제법 시원하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Mother Jones》를 모처럼 되읽는다. ‘마더 존스’라는 이름도 이녁 삶자취도 아주 잊힌다고 느낀다. 이녁 이야기를 다룬 책은 새책으로도 헌책으로도 찾기 힘들다. ‘마더 존스’는 아무런 줄(인맥·학맥)·끼리(정당·단체)에 몸담지 않고서 홀로 싸우며 일했다. 수수한 일순이하고 일돌이도 줄·끼리 없이 혼잣몸이었으니까. 이 땅은 줄을 붙잡는 나라요, 끼리끼리 노는 마을인데, 줄하고 끼리질을 걷어내야 비로소 아름나라가 되리라.
#MotherJones #ElliottGor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