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7.23.
오늘말. 톺다
오늘날 시골에서는 노래하며 하루를 여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서울이며 큰고장에서도 매한가지일 테지요. 노래를 틀어놓고서 일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쩌렁쩌렁 울리는 온갖 틀(기계)을 다루느라 노래도 소리도 안 듣는 사람이 많고요. 지난날에는 모를 낼 적에 모노래(모내기노래)를 불렀지만, 이제는 들노래가 가뭇없이 사라졌어요. 자장노래로 아이를 재우거나 놀이노래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버이는 몇 안 남습니다. 살림자리를 곱씹어 봐요. 어른부터 일할 적에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면, 아이들이 놀 적에 노래를 부를까요? 어른은 쉴 틈이 없고 아이는 놀 겨를이 없는 나날로 바뀌었습니다. 앞길을 짚거나 톺는 어버이는 찾아보기 힘들고, 꿈을 그리거나 사랑할 아이도 자취를 감춥니다. 우리는 일자리(직업)만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벌잇감(돈벌이)’만 건사한다면 사람다움을 잃어요. 꿈으로 일구고 사랑으로 돌보는 보금터를 이루기에 슬기로우며 즐거운 사람입니다. 나눔밥처럼 나눔살림이기에 아름답고, 고루밥처럼 고루마을로 나아갈 적에 빛나요. 틀(기계)에 익숙할수록 굴레에 쉽게 갇힙니다. 노래하고 놀며 쉴 줄 알아야 함께 살아납니다.
ㅅㄴㄹ
떠올리다·곱새기다·곱씹다·새기다·아로새기다·그리다·돌아보다·생각·넋·옛넋·옛날넋·옛생각·머리·알다·낯익다·익다·익숙하다·남기다·남다·담다·간직하다·건사하다·일·있다·이야기·더듬거리다·짚다·톺다·머금다·살아나다·되살리다·살리다·되살피다·되살아나다·되씹다·되새기다·되짚다·들어가다·들어오다·나날·날·삶 ← 기억(記憶)
고루밥·골고루밥·그냥밥·나눔밥·누구나밥·두루밥·밥나눔·열린밥 ← 무상급식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