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24.


《라니아가 떠나던 날》

 카롤 잘베르그 글·엘로디 발랑드라 그림/하정희 옮김, 숲속여우비, 2009.12.5.



오늘은 비가 시원하게 내리다가 그치다가 해가 나다가 오락가락한다. 숨가쁘게 달라지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웃는다. “고마워, 사랑해, 즐거워” 같은 말을 바람에 얹어서 띄운다. 오늘도 쉴 겨를이 없다. 이래저래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이랑 하루쓰기를 하고 노래꽃 이야기를 하다가, 저녁에 읍내로 가서 ‘사람책 도서관’ 이야기꽃을 편다. 말빛을 읽고 숲빛을 헤아리겠다는 고흥 이웃님을 만나는 자리이기에 몸은 고단하고 졸려도 조곤조곤 수다꽃을 피운다. 아름다운 이웃을 만날 수 있으면, 더구나 시골에서 빛나는 이웃을 만날 적에는, 졸림도 고단함도 확 날아간다. 오늘 만나서 이야기할 자리를 마련한 분한테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이야기를 노래꽃(동시)으로 써서 드렸다. 밤하늘을 보니 구름이 걷히고 별이 보인다. 《라니아가 떠나던 날》을 모처럼 한 자락 새로 장만했다. 2009년에는 ‘숲속여우비’라는 펴냄터가 이렇게 빨리 사라질 줄 몰랐다. 요새는 작은 펴냄터를 돕는 틀(제도)이 제법 생겼으나, 예전에는 아주 홀로싸움이었다. 끔찍한 어린채찍(아동노동착취)을 부드러우면서 애틋이 담아낸 이 책을 되살릴 작은 펴냄터가 새로 있을까? 우리나라 거의 모든 아이들이 배움수렁(입시지옥+학원감옥)에서 헤매니 어려운 일일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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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사라졌기에

이 책도 알라딘에 안 뜬다.

다만 '중고도서 검색'을 하면 나오더라.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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