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7.17.

오늘말. 한글배움


제가 글을 쓰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 집 아이들은 거의 열 살 무렵에 글을 배웠으리라 생각합니다. 날마다 말글을 살피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엮는 일을 하노라니 아이들은 저절로 매우 일찍부터 글을 깨칩니다. 어버이가 바다에서 살며 늘 헤엄을 치면 아이들은 바다랑 사귑니다. 어버이가 숲을 누비며 나무랑 속삭이면 아이들은 숲이랑 놀아요. 어버이 숨결은 아이들 숨빛으로 잇고, 어버이 몸짓은 아이들 차림새로 흐릅니다. 어버이가 구름하고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개미랑 떠들고, 어버이가 나비랑 말을 섞으면 아이들은 잠자리한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누구나 스스로 선 곳에서 새말을 짓습니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숲을 품고서 살았기에 모든 어버이가 저마다 다른 사투리로 숲말을 지었고, 오늘날에는 어디나 서울을 닮기에 서울말(표준말)만 배워서 따라합니다. 글읽기를 어릴 적에 못 익힌 할매할배가 늘그막에 한글을 처음 배울 적에 어떤 한글을 익힐까요? 서울말인가요, 시골말인가요? 글말인가요, 삶말인가요? 한글배움뜰에서 길잡이로 일하는 분들이 글씨를 넘어 살림길과 사랑꽃을 말씨앗에 얹어서 나눌 수 있으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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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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