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2022.7.11.
그림책시렁 950
《Richrad Scarry's Find Your ABC》
Richrad Scarry
Random House
1973.
바깥말(외국말)을 우리말로 옮기는 배움길을 처음 걷던 1994년에 혼자서 우리말을 새롭게 익히려 하며 우리 낱말책하고 이야기책을 하나하나 챙겨서 읽다가 한숨을 끝없이 쉬었습니다. 틀림없이 우리글(한글)로 쓴 책은 해마다 쏟아지지만, 정작 우리글답게 쓰거나 우리말답게 엮은 책은 없다시피 했고, 낱말책부터 후줄근하고 우리말 이야기책도 엉성했습니다. 그 뒤 서른 해가 흐르는 사이에도 썩 달라지지 않습니다. 글쓰기를 하는 이웃은 부쩍 늘지만 ‘글솜씨·글재주’에 머물 뿐 ‘삶글·살림글·사랑글’하고는 좀처럼 맞닿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났기에 “우리말을 잘한다”는 생각을 깡그리 버리고서, 아장걸음 디디는 아기처럼 우리말을 죄다 새롭게 배우지 않고서야 글쓰기가 글쓰기다울 턱은 없습니다. 《Richrad Scarry's Find Your ABC》를 오래오래 알뜰히 읽었습니다. 굳이 영어를 익히려는 생각이 아니어도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리처드 스캐리 님은 그림감을 늘 삶자리에서 찾습니다. 먼발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마을 이야기를 들려줘요. 아쉬운 하나는 ‘숲’하고는 조금 멀고 ‘서울(도시)’ 이야기가 바탕인 대목뿐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