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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토성 맨션 1~7 세트 - 전7권 ㅣ 토성 맨션
이와오카 히사에 지음, 오지은.박지선.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7월
평점 :
숲노래 아름책/숲노래 만화책 2022.7.9.
[내 사랑 1000권] 총칼을 언제쯤 없앨까
《토성 맨션 1》
이와오카 히사에 글·그림/오지은 옮김, 세미콜론, 2008.7.15.
큰아이를 낳은 2008년 여름에 《토성 맨션 1》가 우리말로 나왔고, 2015년에 드디어 일곱걸음으로 다 나왔습니다. 띄엄띄엄 나오면 놓치거나 잊기 쉬운데, 판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찾으면서 사랑받는구나 싶습니다.
그림꽃책 《토성 맨션》은 ‘토성에 가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지 않습니다. 이름은 ‘토성’을 붙이지만, 막상 푸른별(지구)에서 모두 달아났을 뿐이요, 푸른별 곁에 띠를 두르듯 새터를 지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대목까지는 누구나 어림할 만합니다. 큰나라도 작은나라도 싸울아비(군인)를 안 없앱니다. 어느 나라에나 총칼이 잔뜩 있습니다. 푸른별을 숱하게 깨뜨릴 만한 꽝(폭탄)을 어마어마하게 만들었습니다. 생각해 봐요. 꽝(폭탄)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똑똑이(지식인)예요. ‘대학교·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숨어서 ‘과학·문명·첨단’이란 이름까지 덧붙인 똑똑이가 끝없이 자꾸 만듭니다.
그림꽃얘기 〈월·E〉도 사람들 스스로 망가뜨린 푸른별을 다룹니다. 똑똑이는 틀림없이 ‘푸른별을 깨뜨릴 꽝’에다가 ‘푸른별을 떠나서도 살아갈 수 있는 배(우주선)’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똑똑이는 ‘푸른별에서 누구나 어깨동무하는 사랑으로 살림을 짓는 길’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합니다. 울타리(대학교·연구소)에 스스로 갇혀서 책만 펴거든요.
줄거리로는 온누리(우주)를 짚는 《토성 맨션》인데, 푸른별 바깥으로 나가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도 ‘닦이(청소부)’가 있을 뿐 아니라, 위아래(계급·신분)가 고스란한 얼거리를 보여줍니다. 다만 〈월·E〉도 《토성 맨션》도 똑똑이나 우두머리(권력자)나 사람들을 나무라지 않습니다. 이 푸른별에서 늘 맞이하는 하루를 스스로 아름답게 가꾸지 않으면, 푸른별 바깥으로 가든 먼 별나라에 새터를 짓든, 늘 쳇바퀴에 굴레살이에 수렁일 뿐이라는 대목을 가만히 짚습니다.
총칼을 없앨 노릇입니다. ‘경찰·검찰’도 없앨 노릇입니다. 감투(공무원)도 없앨 노릇입니다. 배움터(학교)도 없애고, 나라(국가·정부)도 없앨 노릇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마을살림으로 살아가는 길을 세우면서, 누구나 울타리 없이 만나고 노래하며 스스로 돌보는 사랑을 펼 노릇입니다. ‘총칼·나라·배움터’를 없애지 않는다면 푸른별은 죽음수렁으로 내달리겠지요. 어리석은 부스러기를 씻어내어 흙으로 돌려보내야 비로소 이 별은 푸른빛으로 반짝입니다.
ㅅㄴㄹ
#岩岡ヒサエ #土星マンション コミック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