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2022.6.30.



저 나는 새 깃털을 봐

이 수박 줄무늬랑 속살을 봐

그 구름과 물결을 봐

모두 다르면서 하나야


저 사람 눈물을 봐

이 아이 놀이를 봐

그분 노랫가락을 봐

다 다르지만 닮았어


호미를 쥐어도 맨발이어도

풀과 흙과 땅을 사랑해

붓을 잡아도 맨손이어도

꿈과 마음과 오늘을 그려


회오리바람이 불고 나면

산들바람에 햇볕이 어루만져

저녁이면 별이 돋고

새벽이면 이슬 맺어



땅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마음이란, 늘 즐거이 빛나는 춤사위에 노래와 같다는 마음을 붓끝으로 옮긴 프리다 칼로(1907∼1954) 님입니다. 온몸이 바스라지듯 앓고 아픈 나날이어도 눈물을 빗물로 씻듯 고즈넉이 풀꽃빛을 담았어요. 언제나 헤매고 어지러운 하루여도 무지개를 드리우듯 가만히 들꽃빛을 옮겼지요. 그림으로 모든 삶을 풀어낼 수 있을까요? 붓을 쥐어 펴는 이야기에 눈부신 사랑을 실어낼 수 있는가요? 함께 나누면서 활짝 웃는 삶은 누가 어디에서 지을까요? 나라일을 맡은 사람들은 어디에 뿌리를 두는 살림일까요? 흙을 돌보고 아이를 사랑하는 어버이 마음을 읽고서 아우르려는 나라지기(대통령)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모든 길은 수수께끼 같습니다. 묻고 다시 묻지만 실마리가 안 보인다고 여길 만합니다. 오늘 우리는 저마다 어떻게 맑으면서 밝은 꿈으로 만나 이 별을 아름다이 가꿀까요? 마지막으로 남긴 “Viva la Vida(아름다운 삶이여)”라는 말은 노래로 피어났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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