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2.6.29.
오늘말. 잠기다
누구한테 물어보아야 알 수 있기도 하고, 스스로 묻기에 알아차리기도 합니다. 슬기롭거나 어진 어른한테 찾아가서 여쭙기에 가만가만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스스로 곰곰이 짚으면서 하나하나 알아볼 수 있습니다. 둘 모두 하면 넉넉하고, 둘 가운데 하나를 한다면 차근차근 실마리를 풀게 마련입니다. 물에 잠기듯 생각에 잠깁니다. 물에 잠기면 물에 휩쓸린다고도 하는데, 우리 몸을 이룬 물결을 새삼스레 헤아리면서 고요히 생각에 잠기노라면, 어느새 우리 나름대로 길머리를 찾으면서 반짝반짝 깨어날 만해요. 모든 푸나무는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워요. 잎이며 꽃이 없는 푸나무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멋잡이랍니다. 멋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르게 멋놀이를 펴는 꽃님이라고 느껴요. 새꽃, 새롭게 꽃입니다. 빛잡이, 빛을 잡는 숨결입니다. 우리 마음으로 흐르는 숨결을 가만히 들으면서 붓으로 옮겨 볼까요. 그림도 즐겁고 글도 반갑습니다. 우리 삶을 우리 손으로 옮기는 붓바치가 되어 봐요. 붓지기여도 붓꾼이어도 붓님이어도 아름답습니다. 스스로 들여다보며 스스로 만나요. 스스로 살펴보며 스스로 일굽니다.
ㅅㄴㄹ
물어보다·묻다·알아보다·살펴보다·들여다보다·헤아리다·짚다·들어보다·들어주다·듣다 ← 설문(設問), 설문조사
물에 잠기다·잠기다·가라앉다·갈앉다 ← 수몰(水沒)
광대·어릿광대·멋잡이·멋꾼·멋님·멋쟁이·멋꾸러기·멋바라기·멋바치·멋놀이꾼·꽃놀이꾼·꽃님·꽃잡이·꽃바치·꽃빛·꽃사람·새꽃·붓잡이·붓꾼·붓님·붓바치·붓쟁이·붓지기·빛님·빛둥이·빛지기·빛순이·빛돌이·빛아이·빛잡이·빛바치 ← 아티스트, 예술가, 예술인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