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6.23. 무명교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나무날(목요일) 저녁에 고흥읍으로 갑니다. 고흥교육지청에서 모임이 있어요. 고흥에 살며 늘 마주하는 면소재지 철물점 아주머니가 ‘고흥교육회의’ 사무국장을 하십니다. 세 아이를 낳아 돌보며 곧게 목소리를 내는 아주머니가 앞장서는 일이니 기꺼이 함께하며 회비도 내기로 합니다.
이날 모임에는 ‘학부모·교사·교장·목사’ 같은 분이 왔고, ‘교육장·교육감’ 같은 이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가만히 돌아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저마다 살아가는 자리에 따라 마음이 크게 다를 테지요. 무엇보다 고흥 시골은 ‘탈 고흥’이 큰 물줄기요, ‘인 서울’을 못하는 푸름이는 끔찍하게 들볶입(정신적 학대)니다.
왜 ‘마을죽음(지방소멸)’이 되는지를 알거나 느끼는 글바치(지식인)가 있을까요? 시골에서 살며 학교에 아이를 안 넣는 어버이로 살림을 짓는 글바치(작가 지식인 교사)는 얼마나 있을까요.
모임자리에서 흐르는 말을 듣다가 ‘무명교사’ 이야기를 노래꽃(동시)으로 씁니다. ‘무명교사’는 전남 고흥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고 자라서 길잡이(교사)가 되었으나 그만 부릉이(자동차)한테 치여죽은 분이 남긴 뜻을 기리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작은 시골마을에 ‘무명교사 김정숙 장학회’가 있고, 흙짓기(농사)를 하는 할아버지가 딸아이 넋을 기리면서 1985년부터 해마다 배움빛돈(장학금)을 시골아이한테 건넵니다.
오늘 마주친 사람들이 쉰 분쯤 되지만 아무한테도 이 노래꽃 〈무명교사〉를 못 주었습니다. 줄 수 없더군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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