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31.


《봄 선물이 와요》

 도요후쿠 마키코 글/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21.1.20.



자전거 앞뒤 바람이를 고친다. 앞바퀴는 바람이를 갈지 않고 구멍을 때운다. 뒷바퀴는 닳고 헐어서 통째로 간다. 이제 두 다리를 새롭게 찾았으니 들길을 달려 볼까. 먼저 우체국에 간다. 책짐을 부치려는데 쌈지가 안 보인다. 어라, 집에 놓고 왔네. 어쩔 길 없으니 집으로 돌아가서 챙긴다. 다시 우체국에 들러 나래삯(우편요금)을 치르고서 녹동으로 달린다. 땡볕에 자전거를 달리면 즐겁다. 땀이 날 듯하면 바람이 씻어 주고, 오르막에 이은 내리막에서 등판이 시원하다. 내달리는 맛으로 올라가고, 들바람을 쐬다가 바닷바람을 누린다. 〈더바구니〉에 닿는다. 미리 여쭌 책을 받는다. 다릿심이 새로 오를 즈음 집으로 돌아간다. 오늘은 60킬로미터 즈음 가볍게 달린 셈. 《봄 선물이 와요》는 바로 〈더바구니〉에서 만난 그림책이다. 봄빛이 영그는 숲살림을 부드럽고 아기자기하게 담았다. 숲에서 여러 짐승이 서로 동무로 어울리면서 함께 숲내음을 맡고 숲노래를 즐기는 하루를 들려준다. 이웃나라에서 낸 이 그림책하고 우리나라 그림책이 다른 대목을 사람들이 읽어내기를 빈다. 우리나라는 아직 ‘숲 비슷한 수목원으로 구경하러 가는 서울손님 눈길’이라면, 이웃나라는 ‘가만히 숲에 깃들어 살림하는 숲아이 마음’으로 빚는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