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고양이 쿠로 4
스기사쿠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2.6.19.

만화책시렁 437


《묘(猫)한 고양이 쿠로 4》

 스기사쿠

 정기영 옮김

 시공사

 2003.11.24.



  고양이를 다루는 글책·그림책·그림꽃책(만화책)·빛꽃책(사진책)이 쏟아지는데, 이 가운데 고양이를 ‘귀엽게’ 담는 틀을 따르지 않는 책은 꽤 드뭅니다. 고양이를 ‘고양이로’ 다루는 책이 드뭅니다. 《묘한 고양이 쿠로》는 고양이를 고양이 눈빛으로 마주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빛나는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림꽃님이 이처럼 고양이 삶자국을 담아낸 바탕은 무엇일까 하고 돌아보면 오직 하나입니다. 사람 눈높이가 아닌 고양이 삶결로 바라보았어요. 풀꽃나무를 꽃그릇에 담아내는 틀을 따를 적에는 풀꽃나무하고 속삭이는 이야기하고는 으레 멀곤 하더군요. 풀이며 꽃이며 나무가 들이나 숲이나 골목에서 스스로 뿌리내리는 삶결을 그대로 받아들일 적에는 ‘곁풀(반려식물)’이 아닌 그저 ‘풀’로 받아들입니다. 그대가 어른이라면 아이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나요? 그대는 이웃을 어떤 눈으로 마주하나요? 그대는 이 푸른별을 어떤 눈으로 생각하나요? 고양이를 ‘곁짐승(반려동물)’이 아닌 그저 ‘고양이’로 바라볼 수 있을 적에 비로소 마음이 오가고 섞이면서 이 삶을 들려주고 듣는 이야기로 나아간다고 느낍니다. 곁풀이나 곁짐승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풀은 풀이요 고양이는 고양이입니다. 이 숨빛을 잊지 말아요.


ㅅㄴㄹ


‘매일 아침 아츠코는 울면서 이동되어 나를 부르며 지나간다. 그런 아츠코를 보면 나는 다소의 위험한 일을 감수하고 아츠코가 있는 곳을 방문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기다리고 있던 곳에 아츠코는 보이지 않았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내가 온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무렵부터 아츠코는 울지 않게 되어, 나는 또다시 느긋함을 되찾았다.’ (105∼106쪽)


“죄송합니다. 이제 돌아가 주세요.” “네?” “우리 집 고양이는 장난감이 아니에요.” “나 참 실례잖아. 수염쟁이가. 일부러 놀러와 줬더니 돌아가라고? 뭐야, 저 태도.” (130쪽)


#クロ號 #杉作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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