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6.


《선생님, 평화통일이 뭐예요?》

 김병연·배성호 글, 이재임 그림, 철수와영희, 2022.5.15.



이른아침에 명동을 걷는데 마을가게가 안 여네. 아이들 몫으로 세모김밥을 사려 했는데. 어쩐 일인지 고흥 돌아가는 아침버스가 있다. 지난 이태 남짓 이 아침버스가 사라졌는데 숲노래 씨더러 집에 얼른 돌아가도록 하늘이 내려준 빛일까. 시외버스에서 손으로 글을 쓰면서 쉰다. 이른아침부터 달렸기에 한낮에 집에 닿아 짐을 끌르고 드러눕자니, 청주에서 찾아온 동무님이 “뭐 하세요? 바람 쐬어요?” 하고 묻는다. 동무님은 부릉이를 몰기에 함께 숲길을 달리고 바닷가에 가서 바닷바람을 쐰다. 동무님은 집으로 돌아가고 나도 집에서 다시 드러눕는다. 별이 쏟아지는 밤이다. 서울사람은 일거리나 돈벌이가 많아도 별밤이 없지. 숲노래 씨는 시골집에서 날마다 별잔치에 새랑 벌레가 베푸는 노래잔치를 누린다. 《선생님, 평화통일이 뭐예요?》를 읽었다. 뜻깊은 책이지만 글님이 더 깊이 안 들어간 대목이 아쉽다. ‘평화통일’을 말하자면 총칼(전쟁무기)을 왜 어떻게 누가 확 없애야 하는가를 다룰 노릇인데, 겉훑기만 했다. 총칼에 길든 돌이가 총칼수렁에서 못 헤어나오는 밑길을 읽고서 슬기롭게 풀어내는 눈썰미를 온나라 길잡이(교사)가 찬찬히 품기를 바라자면 아직 멀었을까. 싸울아비(군인)가 있는 나라에 주먹질(폭력)은 나란히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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