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1~8 세트 - 전8권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허영만 글.그림, 이호준 취재, 김장구 감수 / 김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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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숲노래 만화책 2022.6.15.

만화책시렁 438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3》

 허영만

 월드김영사

 2012.2.13.



  발자취(역사)를 그린다는 이들은 ‘엄마아빠’ 이야기를 안 그리더군요. 아니, 우리나라에서만 드문 듯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남달리 배움수렁(입시지옥)이 있고, 배움수렁에 발맞춘 책장사가 오래도록 득시글합니다. 무엇이든 ‘학습’을 앞에 붙여야 잘 팔리고, 이 얼거리에 맞추어 ‘엄마아빠 이야기’가 아닌 ‘임금님·벼슬아치·글바치·싸울아비 이야기’를 엮어야 널리 알아준다고 여겨요. 이웃나라 일본에서 모리 카오루 님이 오래도록 《신부 이야기》를 그립니다. ‘꽃순이(신부)’를 바탕으로 그리되, 들판에서 살림을 지은 수수한 사람들 이야기를 한가득 선보이지요. 이와 달리 허영만 님이 선보인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는 ‘팔림새’에 눈길을 맞춘 싸울아비 이야기입니다. 언뜻 보면 ‘칭기즈칸’ 발자취를 빛깔로 곱게 담은 듯하지만, 사납게 죽이거나 막짓(강간)을 일삼는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그려요. 무엇보다 ‘칼을 쥐어 힘으로 꺾는 쪽은 옳다’는 마음을 잔뜩 펼쳐냅니다. 지난날 칭기즈칸은 칼부림에 죽음잔치에 싸움판을 피로 물들인 자취였다고도 할 테니, 이를 그림꽃으로 담을 적에도 ‘칼싸움 죽음잔치’로 기울기 쉽겠지요. 칼빛이 얼마나 덧없는지 모르는 채 그리는 붓쟁이도 똑같이 덧없는데 말이지요.


ㅅㄴㄹ


“하지만 전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넓은 호수도 계속 고여 있으면 바닥이 썩고 물고기들이 죽는다. 가끔 폭풍이 불어서 호수 바닥을 뒤집고 비가 와서 깨끗한 물을 채워 줘야 고기가 살 수 있다.” (92쪽)


“저 영감은 내 손으로 죽이겠어!” “어르신, 안 됩니다. 단칼에 죽여 고통을 줄이는 자비를 베푸실 작정입니까?” (21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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