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6.13.
숨은책 690
《人間として見たる使徒パウロ》
賀川豊彦 글
警醒社
1938.4.5.
헌책집을 다니다가 가가와 도요히코(賀川豊彦) 님 책을 만나면, 이미 읽은 책이어도 새삼스레 들추고, 우리말로 안 나온 일본책이라면 궁금해서 펼칩니다. 《人間として見たる使徒パウロ》는 “사람으로서 본 횃불 바오로”를 들려줍니다. 이 책에는 예전에 장만해서 읽은 분 자취가 곳곳에 있습니다. ‘宗陽文庫. No.52. 主后 年 月 日. 朱奉根’처럼 책마루(서재)를 두고서 알뜰히 건사하려 했고, “4285(1952).6.7.”처럼 다른 책숲(도서관)에 드린 책 같습니다.. 1952년이라면 한겨레싸움(한국전쟁) 한복판일 텐데, 피비린내 틈바구니에서 마음빛을 추스르고자 책 한 자락을 품으셨구나 싶어요. 귀퉁이에 “書籍·學用品·其他, 全北裡里府北昌洞一二九番地, 新進社書店” 같은 글씨가 찍혀요. 1947년 4월 1일에 ‘이리읍’이 ‘이리부’로 바뀌고, 1949년 8월 15일에 ‘이리시’로 다시 바뀝니다. 익산(이리) 〈신진사서점〉은 1947∼49년 사이에 이 책을 갖추었구나 싶고, 1952년에 이 책을 팔았으며, 책임자는 1953년 6월 23일에 책읽기를 마치면서 “1953年六月二十三日讀了. 讀後感. 賀川氏의 豊富한 聖바울의 硏究의 一稿이였다. 나는 그리스도처름 될수는 없을지언정 聖바울 같이는 될수있다 …….” 하고 남깁니다. 아득한 손빛입니다.
ㅅㄴㄹ
#賀川豊彦 #人間として見たる使徒パウロ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