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4.
《주디스 커》
조안나 캐리 글/이순영 옮김, 북극곰, 2020.9.1.
햇볕을 듬뿍 받으며 인천 주안을 걷는다. 주안나루 곁 마을책집은 롯데리아로 바뀌었다. 옛 인천시민회관 건너 마을책집도 사라졌다. 둘레에 여쭈니 꽤 된 일이라는데 매우 섭섭하다. ‘먹고 입고 마시고 부릉부릉’은 씀(소비)일 뿐, 살림(문화)하고 멀다. 배움책(학습지)으로 먹고살던 마을책집이 배움책을 털어내고서 ‘살림책’으로 거듭나도록 북돋울 작은길(조례)을 생각조차 못 하는 벼슬꾼(공무원·정치꾼)만 있다면 그 고장은 죽음길로 가리라. 〈딴뚬꽌뚬〉에 깃들어 푸근하게 쉬며 이야기한다. 인천 시내버스를 타고 배다리로 건너가서 〈시와 예술〉이랑 〈아벨서점〉이랑 〈모갈1호〉에 들러 두리번두리번 책을 본다. 〈마쉬〉를 오늘 들를 수 있을까 싶어 배다리에서 움직이며 들여다보지만 끝내 못 들른다. 저녁에 〈나비날다〉에 가서 “우리말 말밑 이야기”를 편다. 오늘은 ‘구두·꽃’이 얽힌 수수께끼를 들려주면서 ‘가시내·머스마’ 말밑 이야기를 곁들인다. 《주디스 커》를 아이들하고 함께 읽었다. 우리말로 안 나온 주디스 커 그림책이 꽤 된다. 모두 우리말로 옮기기는 벅찰는지 모르나, “주디스 커 꾸러미(선집 또는 전집)”를 해볼 만하리라. 가시밭길도 벼랑도 아닌 삶길을 바라보고 품은 이분 붓끝이 사랑스럽다.
ㅅㄴㄹ
#JudithKerr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