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6.8.

오늘말. 풀꽃나무


풀은 풀입니다. 풀을 ‘식물’이라 할 까닭이 없고, ‘녹색식물’처럼 알쏭달쏭하게 써야 할 일이 없습니다. 푸르게 퍼지는 숨결이라서 풀입니다. 풀하고 꽃을 아울러 풀꽃이요, 풀하고 나무를 나란히 푸나무·풀나무라 합니다. 모든 푸나무를 헤아리려면 온푸나무·온풀나무라 하면 돼요. 풀이랑 꽃이랑 나무를 아우를 적에는 풀꽃나무라 하면 어울려요. 이름은 재주를 부려서 짓지 않습니다. 이름은 어린이랑 어깨동무하는 이웃빛을 헤아리면서 지어요. 좋은 이름을 붙이지 않아요. 즐겁게 생각을 지피면서 이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길에 곁에 두는 말을 추스릅니다. 대단하구나 싶은 솜씨로 엮는 말이 아닌, 수수하게 하루를 사랑하는 살림빛으로 여미는 말입니다. 들풀에 흐르는 숨빛을 읽어 볼까요. 풀빛마다 얼마나 다르게 눈부신가를 느껴요. 들풀처럼 들풀넋이 되어 우리 마음을 빛내어 봐요. 들꽃처럼 들꽃넋으로 거듭나면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숨붙이를 하나하나 품어요. 살랑살랑 이는 바람으로 부드러이 숲빛을 풀어내어 푸근히 나눠요. 뭇숨결은 푸르게 하나이면서 여럿입니다. 높은 하늘하고 깊은 바다를 폭 안는 우리는 서로 반가운 이웃입니다.


ㅅㄴㄹ


풀·풀꽃·들풀·풀꽃나무·푸나무·풀나무·온푸나무·온풀나무·푸르다·푸른빛·풀빛·들넋·들꽃넋·들풀넋·들빛넋·들숨·들숨결·들숨빛·목숨·목숨붙이·뭇목숨·뭇숨결·뭇넋·뭇빛·숨·숨결·숨빛·숨꽃·숨붙이·숲넋·숲빛·이웃·이웃숨결·이웃빛 ← 식물, 녹색식물


높솜씨·높재주·멋솜씨·멋재주·꽃솜씨·꽃재주·끝솜씨·끝재주·빛솜씨·빛재주·아름솜씨·아름재주·숨은솜씨·숨은재주·솜씨·재주·눈부시다·아름답다·빛나다·좋다·훌륭하다·대단하다 ← 진기(珍技), 진기명기, 명기(名技), 고등기술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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