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5.29.
숨은책 686
《學生을 爲한 世界名作鑑賞》
조연현 글
고려출판사
1955.1.10.
이제 서울 남가좌동에도 북가좌동에도 헌책집은 다 사라졌습니다만, 골목집이 옹기종기 어깨동무하던 지난날에는 가좌동 곳곳에 헌책집이 많았어요. 자전거를 달리거나 걸어서 〈문화서점〉에 찾아가면 “요샌 책 보러 오는 사람이 없는데, 손님은 어디서 오셨나?” 하고 물으시며 “허허, 멀리서도 오셨네. 예까지 와서 볼 만한 책이 있으려나. 이젠 옛날 같지 않아 좋은 책도 없습니다. 아니, 좋은 책이 나와도 사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2006년 6월 23일에 《學生을 爲한 世界名作鑑賞》을 보았습니다. 일본바라기(친일부역) 조연현 씨는 죽는 날까지 뉘우치는 빛이 없었고, 그이 뒷내기(후배)는 ‘조연현문학상’을 세웁니다. 글쟁이는 아무 글로나 밥벌이를 해도 될까요? 글바치이니 마음을 갈고닦아 참글을 짓고 사랑글을 노래할 노릇일 텐데요. 삶을 등진 글이 아닌, 삶에 숲빛을 심으며 아이를 돌보는 글을 여밀 노릇이고요. 《학생을 위한 세계명작감상》은 ‘일본바라기(친일문학)’하고 매한가지입니다. 그나저나 ‘4288年 5月 16日’에 누가 사읽어 “교과서·일반도서·문방구·지물·운동구·인쇄물. 매양 감사합니다. 안성읍 네거리 보문당. 전화七五번”이란 자취가 남은 책은 한때 ‘경희대학교 도서관’에 머물기도 했군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