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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가 작은 일생
우미하라 준코 지음, 서혜영 옮김 / 니케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2.5.22.
인문책시렁 221
《오늘 하루가 작은 일생》
우미하라 준코
서혜영 옮김
니케북스
2018.5.25.
《오늘 하루가 작은 일생》(우미하라 준코/서혜영 옮김, 니케북스, 2018)을 읽으면 날마다 다르게 찾아와서 누리는 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살피며 품을 만한가 하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오늘 하루가 작게 삶”이라고 한다면, “모든 하루가 조금씩 다르다”는 뜻입니다. 마땅하지요. 똑같은 날은 없습니다. 2021년 1월 1일하고 2022년 1월 1일도 다른걸요.
스무 해를 살았으면 스무 해 동안 늘 다른 하루를 누렸습니다. 마흔 해를 살았다면 마흔 해 동안 언제나 다른 하루를 즐겼어요. 때로는 눈물을 누리고, 때로는 웃음을 즐깁니다. 노상 새롭게 맞아들이는 하루를 바라보면서 생각을 가누고 마음을 추슬러요.
멋지게 살아도 나쁘지 않겠습니다만, 오늘을 오늘대로 살면 저절로 멋진 삶이라고 느낍니다.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다면, 오늘을 언제나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지으면 돼요.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면, 바로 오늘 스스로 노래하고 춤추고 꿈꾸면서 홀가분히 날갯짓을 하면 될 테고요.
누가 가르치지 않는 오늘이고, 누가 도와주는 하루가 아닙니다. 스스로 찾고 스스로 짓습니다. 나를 도우려는 손길도 내가 도우려는 손길도 매한가지예요. 먼저 마음으로 흐르고 만날 적에 빛나면서 영그는 꽃송이 같은 오늘입니다.
다만 이 책은 뒤로 갈수록 늘어지는구나 싶어요. ‘다른 삶’을 말하려고 너무 애쓰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애쓰고 땀내어 ‘다른 삶’을 말하면서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그저 오늘 글님 스스로 무엇을 하며 노래했는가 하고만 더 수수하게 적으면 나을 텐데 싶어요.
ㅅㄴㄹ
전쟁 중 피난지로 향하다가 히로시마에서 구조 활동에 참가했던 아버지는 방사능 피폭이 원인이 된 면역 결핍으로 중증 결핵에 걸렸다. 물론 이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 안 사실이다. (24쪽)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느라 ‘어떻게 하면 잘 살까’ 하는 문제를 내팽개치는 경향이 있다. (38쪽)
밀가루나 메밀, 유제품을 못 먹는다고 하여 그 사람이 잘못된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못 먹는 것은 단순한 사실이며 그 사실에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요즘 젊은이들은 알고 있다 … ‘못 먹는 음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괴로운 면이 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을 피하는 일만으로도 성가신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할 때 그 이유까지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63쪽)
요리의 즐거움은 재료에 따라 불의 세기를 조절해 가며 변화를 주는 맛에 있다. (6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