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 없는 토끼 ㅣ 작지만 소중한 2
아나벨 라메르스 지음, 아네크 지멘스마 그림, 허은미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1년 12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2.5.20.
그림책시렁 961
《코 없는 토끼》
아나벨 라메르스 글
아네크 지멘스마 그림
허은미 옮김
두마리토끼책
2021.12.23.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없다고 여기는 사람만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없을 수 없어요. 그저 스스로 없다는 생각을 단단히 굳히기만 합니다. 눈이 없어서 못 보지 않아요. 눈이 있어도 안 보거나 못 보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발이 없어서 못 가지 않아요. 발이 있어도 안 가거나 마음을 닫아 안 움직이는 사람이 숱합니다. 남이 나더러 “넌 없네?” 하고 말하면 “응, 네가 없다고 생각할 뿐이야.” 하고 대꾸하면 끝입니다. 남이 종알거리는 말에 휘둘려서 살아야 할까요, 아니면 스스로 마음으로 새기는 꿈길을 즐겁게 걸으며 노래하며 살 노릇일까요? 《코 없는 토끼》는 ‘휘둘림말’에 휩쓸리는 아이가 나옵니다. ‘휘둘림말’을 어머니가 들려줘도 안 휩쓸리는 아이가 나란히 나옵니다. 휩쓸리던 아이는 더 휩쓸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둘레에서 아무리 휘두르려고 해도 안 휩쓸리면서 ‘저(나)를 가만히 보는 동무’를 만났거든요. 이 아이는 어떻게 안 휩쓸리고 안 휘둘릴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지요. 나는 왜 여태 휩쓸리거나 휘둘리며 살았나 하고 하나하나 짚지요. 코가 있기에 멋스럽지 않고, 코가 있기에 토끼나 사람이지 않습니다. 마음이 있기에 아름답고, 마음이 있기에 토끼나 사람입니다.
ㅅㄴㄹ
#AnanbelLammers #HannekeSiemensma #DerHaseOhneNas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