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말/숲노래 말빛 2022.5.17.

곁말 55 종이꽃



  2007년에 곁님하고 살림을 이루기 앞서까지 ‘종이접기’를 거의 안 쳐다보았습니다. 곁님은 여러 가지를 하면서 마음을 가만히 모으곤 했는데, 이 가운데 종이접기가 있어요. 이 살림길은 일본에서 ‘오리가미(おりがみ)’라는 이름으로 일구어 퍼뜨렸다더군요. 우리나라를 뺀 온누리 여러 나라에서는 일본말 ‘오리가미’를 쓰고, 우리만 ‘종이접기’란 낱말을 새롭게 지었답니다. 웬만한 데에서는 일본말을 슬그머니 척척 베껴쓰거나 훔쳐쓰거나 데려오는 우리나라인데, 뜨개를 하는 분하고 종이접기를 하는 분은 우리말을 퍽 남달리 씁니다. 첫내기한테 일본말이 낯설거나 어렵기도 하고, 뜨개는 배움턱(학교 문턱)을 딛기 어렵던 아주머니가 흔히 했으며, 종이접기는 어린이부터 누구나 하기에, 두 갈래에서만큼은 우리말을 알뜰살뜰 여민 자취라고 느낍니다. 우리말을 안 쓰고 일본말을 여태 붙잡는 데를 꼽으면, 막일판(공사판)하고 책마을(출판계)이 첫째요, 벼슬판(정치·행정·사회)이 둘째요, 글판(문학·예술·교육·종교)이 셋째요, 꾼판(전문직종)이 넷째입니다. 종이로 꽃을 접어서 파는 곁일이 있습니다. 문득 돌아보면, 종이접기란 종이로 펴는 꽃길이요 꽃나래예요. ‘종이접기’ 곁에 ‘종이꽃·종이나래’ 같은 낱말을 놓고 싶습니다.


종이접기 (종이 + 접다 + 기) : 종이를 접는 일이나 놀이. 여러 모습·살림을 종이를 접어서 나타내는 일이나 놀이. 흔히 바른네모꼴인 종이 하나만으로 여러 모습·살림을 접어서 나타낸다. (= 종이꽃. ← 오리가미おりがみ)


종이꽃 (종이 + 꽃) : 1. 종이로 접거나 엮거나 꾸민 꽃. (= 만든꽃·만듦꽃. ← 조화造花. 지화紙花) 2. 종이를 접는 일이나 놀이. 여러 모습·살림을 종이를 접어서 나타내는 일이나 놀이. 흔히 바른네모꼴인 종이 하나만으로 여러 모습·살림을 접어서 나타낸다. (= 종이접기. ← 오리가미おりがみ)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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