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곰
꽃을 먹고 잎내음 맡는 봄
딸기 먹고 숲을 달리는 여름
열매 먹고 냇물서 노는 가을
눈송이 보고서 자려는 겨울
이러다 언제부터인지 시끌시끌
부릉부릉 쌩쌩 쾅쾅 덜컹 야호
우람나무 쓰러지고
잿빛더미 늘어나고
쉼터가 사라지면서
밥터가 줄어들다가
놀터를 빼앗기더니
삶터를 잃어버린다
사람이라는 저이들은
겨울에 잠도 없나
사람이라는 저 이웃은
밤낮없이 불 켜고 뭐 하나
+ + +
숲에서 누구보다 빠르고 가볍게 달릴 줄 알며, 숲을 고이 돌볼 줄 아는 숨결인 곰입니다. 우리 겨레는 예부터 곰을 높이 여기면서 숲을 사랑하는 마음을 곰한테서 배와 왔어요. ‘곰곰이’나 ‘곱다’나 ‘고루’나 ‘고요’ 같은 낱말은 ‘곰’하고 말밑이 같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