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5.2.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
사토신 글·하지리 도시가도 그림/한귀숙 옮김, 키위북스, 2019.12.10.
포항에서 대구로 건너간다. 햇빛을 받으며 〈럼피우스의 책장〉으로 걸어간다. 골목길이 호젓한 곳에 반짝이듯 깃든 마을책집이로구나. 책집 앞을 걸어가는 푸름이가 문득 다리를 쉬려고 드나들면 즐거우리라 생각한다. 올해 5월에 새로 연다고 하는 〈북셀러 호재〉로 찾아간다. 살짝열기(가오픈)를 한다기에 들른다. 김광석거리 밤저자(야시장) 어귀라서 밤이면 둘레가 붐비고 시끄럽다는데 낮에는 그저 조용하다. 두류쉼터로 건너가서 대구에 사는 글동무를 만난다. 북적거리는 데에서 비껴 안쪽으로 걸어가니 꾀꼬리 노랫소리가 번진다. 얼마만인가. 반갑구나. 개구리처럼 꾀꼬리도 노랫소리로 이름을 붙인 우리 이웃이라고 느낀다. 고흥으로 돌아가려면 대구서 광주를 거쳐야 한다. 멀다. 버스때를 맞추려고 ‘더나은(프리미엄)’ 버스를 탄다. 1만 원 웃값이지만 참말로 더 낫네. 돌고돌아 집에 닿으니 한밤. 별잔치를 이룬 보금자리로 오고서야 기지개를 켠다. 아이들이 여태 안 자고 노셨네. 대구부터 들고 온 김밥을 한밤에 나란히 둘러앉아서 누린다. 《실수투성이 엄마 아빠지만 너를 사랑해》를 되새기며 잠자리에 든다. 잘못투성이란 엉성하거나 어설프다는 뜻. 어버이도 늘 새롭게 배운다. 아이한테서 배우기에 어버이란 이름을 얻는다.
ㅅㄴㄹ
#羽尻利門 #ごめんなさい #佐藤信 #サトシン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