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5.7.

오늘말. 칼같다


똑부러진 사람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어쩜 이렇게 의젓할까요. 어쩌면 이다지도 헌걸차게 제 뜻을 밝히면서 둘레를 밝힐까요. 얼핏 칼같이 군다 싶으나 부드러운 사람이 있어요. 언뜻 좋아 보이나 악착스러운 사람이 있고요. 겉보기하고 속보기는 다릅니다. 꾸미는 사람일수록 겉으로만 잘나가는 듯하나 속으로는 모질거나 꼰대이곤 합니다. 사랑을 펴는 사람이라면 속으로 빛나는 숨결이 모든 매몰찬 기운을 다독이면서 우리 외눈을 가만히 녹이는구나 싶습니다. 예나 이제나 곧고 참한 사람을 뚱딴지처럼 얕보거나 따돌리려는 갑갑한 울타리가 높습니다. 올곧은 사람이 외곬인 일은 없어요. 곧바르지 않은 사람이야말로 외길이요, 쳇바퀴를 붙잡고 사슬로 가로막습니다. 아름답지 않은 터전에서는 거꾸로 보아야 슬기롭게 알아본다고 느낍니다. 이 앞바람은 맞바람일까요, 아니면 등바람일까요. 이 뒷바람은 매끄러이 밀어주는 결일까요, 거칠게 밀어대는 발톱일까요. 마음이 굳어 단단하게 일을 붙잡기도 하지만, 마음이 굳은 나머지 깝깝하게 몰아붙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봄을 깨우는 바람이기를 바라요. 봄을 깨뜨리려는 바람이라면 거스르겠습니다.


ㅅㄴㄹ


앞바람·맞바람·거꾸로·거스르다·막다·가로막다·막히다 → 역풍


뒷바람·등바람·부드럽다·매끄럽다·좋다·잘되다·잘나가다 → 순풍


굳다·굳세다·거세다·세다·세차다·단단하다·딱부러지다·똑부러지다·칼같다·매몰차다·매섭다·맵다·맵차다·모질다·씩씩하다·의젓하다·헌걸차다·듬직하다·기운세다·기운차다·힘세다·힘차다 ← 완강(頑强)


뻣뻣하다·꿋꿋하다·다부지다·악착스럽다·억척스럽다·억세다·거칠다·애꾸·외곬·외길·외눈·용쓰다·붙들다·붙잡다·곧다·곧바르다·올곧다·드세다·딱딱하다·우기다·꼰대·뚱딴지·치우치다·막히다·갑갑하다·깝깝하다 ← 완강(頑剛)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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