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2.5.4.

오늘말. 논밭사랑


둘레(사회)에서는 으레 영어를 쓰더라도 굳이 제가 영어를 따라써야 할 까닭이 없어요. 둘레에서 ‘투어’를 다닌다고 말하더라도 저는 ‘다니기’를 할 뿐이요, 이따금 ‘마실’이나 ‘나들이’를 합니다. 이제는 ‘그린에너지’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분이 많지만, 저는 ‘푸른빛’을 바라봅니다. 우리 집 아이들하고 집에서 함께 살림하고 놀고 쉬고 일하고 배울 뿐, ‘홈스쿨링’을 하지는 않아요. 요즈막에는 ‘가드닝’을 한다는 이웃이 꽤 있습니다. 처음에는 뭔 소리인가 싶어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보니, 한때 한자말로 나타내던 ‘정원’ 일을 이제는 영어로 그리는 얼거리이더군요. 푸성귀를 심어서 가꿀 수 있습니다. 논밭을 장만해서 들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들살림이나 들짓기를 할 만하고, 밭짓기나 밭살림을 할 만해요. 수수하게 흙살림이나 흙짓기를 합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니 시골살이에 시골살림이며 시골일이고 시골짓기입니다. 오랜 낱말인 ‘그루’를 살려도 어울립니다. 또는 날씨바라지를 입고서 논밭사랑을 해봅니다. 들사랑도 밭사랑도 시골사랑도 흙사랑도 함께 품습니다. 들꽃사랑도 숲빛사랑도 즐거워요. 들풀살림도 숲빛살림도 즐겁고요. 거친날씨가 훑고 가더라도 고운날씨는 꼭 찾아와서 달랩니다. 꽃 한 송이한테 마음을 쓰듯 하늘에도 땅에도 날씨에도 보금자리에도 마음을 써 봐요.


ㅅㄴㄹ


가꾸다·그루·논밭일·논밭살림·논밭짓기·논밭사랑·논살림·논짓기·들사랑·들을 생각하다·들을 아끼다·들을 좋아하다·들을 헤아리다·들을 돌보다·들살림·들살이·들일·들짓기·땅짓기·땅짓다·여름짓다·짓다·밭·밭일·밭살림·밭짓기·밭지음·벼짓기·벼살림·시골·시골바라기·시골사랑·시골살이·시골살림·시골삶·시골일·시골짓기·흙살림·흙사랑·흙일·흙짓기 ← 농본주의(農本主義), 가드닝(gardening), 정원작업


날씨바라지·날씨이바지·날씨도움·고루날씨·고운날씨 ← 순풍우조(順風雨調)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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