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4.16.
《케스―매와 소년》
베리 하인즈 글/김태언 옮김, 녹색평론사, 1998.8.20.
어제 해놓은 빨래를 아침볕에 말린다. 잘 마르는 빨래를 보다가 이불을 꺼내어 펑펑 털고서 나란히 말린다. 이불을 말리는 곁에 누워서 볕을 쬔다. 내 몸도 말리자. 읍내를 다녀온다. 돌아오는 길에는 무를 한가득 장만해서 손질한다. 두 아이는 곁에 앉아서 신나게 깍둑썰기를 한다. 너희 손으로 돌보렴. 너희 손길로 가꾸렴. 너희 손빛으로 지으렴. 《케스―매와 소년》을 오랜만에 다시 편다. 꽤 예전에 읽었지. 열흘쯤 앞서 전주마실을 하며 〈잘 익은 언어들〉 지기님한테 이 책을 건네었다. ‘녹색평론사’에서 나온 책 가운데에는 바로 이 《케스―매와 소년》하고 ‘이시무레 미치코’ 님이 쓴 《신들의 마을》 두 가지를 읽으면 넉넉하다고 본다. 그러나 바로 이 두 가지 책은 그렇게 안 팔리고 안 읽히더라. 아이를 아이답게 돌보고 사랑하는 눈빛을 가꾸고픈 마음이라면 《케스―매와 소년》을 먼저 읽을 노릇이요, 마을이 어떻게 마을로 살아나는가를 헤아리고 싶은 마음이라면 《신들의 마을》을 먼저 읽으면 된다. 아이는 배움터(학교)를 갈 까닭이 없다. 아이는 집에서 어버이 사랑을 물려받으면 된다. 아이는 나라(사회·정부)에 이바지할 까닭이 없다. 아이는 스스로 숲으로 살아가며 동무하고 마을을 이루면 아름답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