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4.8.
《오리타타부 3》
콘치키 글·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5.31.
작은아이는 엊저녁에 집에 닿고부터 기운을 바로 차렸다. 훌륭하시지. 작은아이는 바깥에서 누리는 밥이 하나도 맛없다. 순천서 고흥으로 달리는 시외버스에서 “집에 가면 버섯 잔뜩 넣은 국을 끓여야지.” 하고 노래하더니, 참말로 집에서 짐을 풀고 발을 씻자마자 버섯국을 한솥 끓이셨다. “아, 맛있어!” 하는 작은아이는, 온누리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란 ‘스스로 즐겁게 노래하며 지은 사랑밥’인 줄 온몸으로 안다. 사흘 동안 바깥을 다니느라 모과꽃을 못 훑었기에 그새 활짝 벌어진 꽃이 많다. 그러나 돌돌 만 꽃봉오리도 그득하다. 나무 곁에 서도 꽃내음에 젖고, 모과꽃을 따서 해바라기를 시키다가 저녁에 마루로 들여도 꽃내음에 잠긴다. 별이 가득한 우리 보금자리는 아늑하구나. 《오리타타부 3》을 읽었다. 넉걸음이 마지막인 줄 알지만, 차마 사고 싶지 않다. 석걸음도 한참 망설인 끝에 샀는데 “아, 재미없어!” 소리가 절로 나왔다. 자전거를 제대로 즐겁고 아름다이 사랑으로 담은 그림꽃책은 《내 마음속의 자전거》 하나뿐인가. 한글판은 더 안 나오기에 이따금 일본책을 샀는데, 일본판 《내 마음속의 자전거》를 차곡차곡 마저 장만하자고 생각한다. 그림이나 글로 자전거 모습을 옮긴대서 ‘자전거책’이 될 수는 없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